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병사 10명 중 3명은 군대 내 성고충 신고 체계의 문제점으로 비밀보장 미흡을 꼽았다. 익명 신고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9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군 성고충 대응 체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2025년 군 성고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답한 병사 620명 중 30.6%(190명)는 현행 신고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신고자 및 피해자의 비밀보장 미흡'을 지적했다. 홍보 부족 21.5%(133명), 불투명한 처리 과정 13.9%(86명)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성고충 피해를 목격하거나 경험했다고 답한 27명의 병사 중 33.3%(9명)도 신고자 및 피해자 비밀보장 미흡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개선책으로는 46.3%(287명)가 익명 신고 시스템 구축 및 활성화를 요구했다. 42.9%(266명)는 부대 내 독립된 상담 공간 확보라고 답했다. 현재 국방 1365 앱과 1303 국방헬프콜, 성고충전문상담관 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장병들이 체감하는 심리적 문턱은 여전히 높은 것이다.
응답자 중 절반 이하인 42.1%(261명)만이 성고충 상담 및 신고 전용공간의 존재와 이용법을 모두 알고 있었다. 반면 51.8%(321명)는 전용공간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위치 및 이용법을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다.
성고충전문상담관 운영과 관련해서는 41.4%(257명)가 상담관 확충을, 41.1%(255명)가 상담관의 독립성 및 중립성 보장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선택했다.
국방헬프콜(70.7%)이나 부대 지휘관을 통한 신고 방식(67.8%)은 비교적 잘 알려진 반면, 전문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권위 군 인권보호관 인지도는 20.4%(126명)에 불과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엘리 이화인문과학원 연구교수는 "성고충 신고 이후 비밀보장 미흡 등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태"라며 "군대 내 성고충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휘체계로부터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군 성고충 대응 체계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일 실질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국방부에 의견을 제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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