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여름 집중호우의 악몽…빗물받이로 '유비무환'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6.04.15 00:00 / 수정: 2026.04.15 00:00
담배꽁초 등 빗물받이 막힐 경우 침수 발생
서울시, '빗물받이 가이드라인' 기능 중심 보완
최근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여름 장마철에 대비해 빗물받이와 하수관로 정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빗물받이에 빗물과 쓰레기가 뒤섞인 모습. /더팩트 DB
최근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여름 장마철에 대비해 빗물받이와 하수관로 정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빗물받이에 빗물과 쓰레기가 뒤섞인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집중호우에 따른 도심 침수 피해가 반복되면서 빗물받이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담배꽁초와 낙엽 등으로 막힌 빗물받이가 배수 기능을 떨어뜨려 침수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다.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벌써부터 여름 장마철에 대비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최근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반복되는 집중호우 피해를 막기 위해 빗물받이와 하수관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마철 이전 대규모 준설과 청소, 취약지역 중심 점검을 통해 배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빗물받이 설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빗물받이는 도로의 빗물을 하수관로로 유도하는 핵심 시설이다. 담배꽁초와 낙엽 등이 쌓여 막힐 경우 집중호우 시 도로 침수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오물이 축적된 상태에서 기온 상승하면 악취가 발생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지난 2022년 8월 강남역 일대에서 벌어진 침수 피해 원인 중 하나로 빗물받이 막힘이 지목됐다. 당시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빗물받이에 담배꽁초와 낙엽, 각종 쓰레기가 쌓여 배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역류 현상이 발생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도로 곳곳과 다수의 주택, 차량 등이 물에 잠겼다.

빗물받이 정비 중요성이 커지면서 2022년 12월에는 하수도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이듬해 6월 시행됐다. 개정안은 지자체가 도시 침수 예방을 위해 침수 위험이 큰 지역에 대해 하수관로 유지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빗물받이 등 하수관로를 주기적으로 점검·청소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장마철을 앞두고 빗물받이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며 "막힘 여부와 흙이 쌓인 정도 등을 확인하고 빗물받이와 하수관로의 접합 상태, 병목 구간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서울시는 올해 총 812억원을 투입해 하수관로와 빗물받이 집중 정비에 나섰다. 우선 장마 전인 6월까지 하수관로 준설과 빗물받이 청소에 732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중점관리구역 하수관로 1627㎞ 준설을 완료하고 전체 빗물받이 57만5833개소 청소를 실시한다.

노면수가 집중되는 저지대 지역에는 80억원을 별도로 편성한다. 빗물받이 1479개소를 신설, 확대하고 물고임 해소에 효과 있는 연속형 빗물받이 6300m를 확충한다. 연속형 빗물받이는 일반형 대비 집수효율이 높아 노면 배수를 원활히 하고 연결관 개소수가 줄어 악취 발생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빗물받이는 도로의 빗물을 하수관로로 유도하는 핵심 시설이다. 담배꽁초와 낙엽 등이 쌓여 막힐 경우 집중호우 시 도로 침수로 이어질 수 있다. /더팩트 DB
빗물받이는 도로의 빗물을 하수관로로 유도하는 핵심 시설이다. 담배꽁초와 낙엽 등이 쌓여 막힐 경우 집중호우 시 도로 침수로 이어질 수 있다. /더팩트 DB

빗물받이 설치 가이드라인은 집수효율, 악취저감 등 기능 중심으로 보완했다. 가이드라인은 지역 특성에 따라 침수방지형, 악취저감형, 경관조화형, 보행안전형 네 가지 유형을 설정하고 '침수방지→보행안전→악취관리→경관조화'순의 우선순위 원칙을 자치구에 제시해 활용하도록 한다.

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 내에서도 침수가 많이 되는 지역, 시장같이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 등 특성이 다 다르다. 지역 특징에 부합하는 기능의 빗물받이 설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도 빗물받이 정비에 나섰다. 성북구는 지난달 13일 관내 빗물받이 대청소와 점검을 실시했다. 유동 인구와 무단투기가 많은 성신여대 하나로 거리 일대를 시작으로 정비를 진행했고 빗물받이 내부에 쌓인 담배꽁초, 토사 등 이물질을 제거했다.

구는 이번 정비를 시작으로 관내 전체 빗물받이로 청소 범위를 확대한다. 특히 과거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상습 침수 구역과 전통시장 등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점검을 실시한다. 또한 준설 차량과 인력을 투입해 우기 전까지 배수 기능을 점검할 방침이다.

영등포구는 관내 하수관로 50㎞와 빗물받이 4만3000개 정비를 진행한다. 오는 6월까지를 정비 기간으로 정한다. 주요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전통시장 등 침수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빗물받이에 쌓인 토사와 쓰레기를 제거하고 하수관로 내부 퇴적물도 함께 정비한다. 특히 과거 침수 이력이 있거나 배수 불량 민원이 반복 발생했던 구간을 우선 정비 대상으로 선정한다.

노원구도 빗물받이, 하수관로 등 주요 하수시설 전 구간을 대상으로 중점관리구역부터 순차 점검을 실시 중이다. 육안점검과 함께 폐쇄회로(CC)TV 촬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구에 설치된 빗물받이 2만2180개소, 하수관로 409.2㎞ 등을 정비하며 빗물받이에 쌓인 퇴적토와 담배꽁초 등 각종 이물질 제거 작업을 시행한다. 내달 말까지 전 구간 최소 1회 이상, 침수 우려 높은 집중관리구역은 2회 이상 준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중구는 '약수역~신당역' 대로변 일대 하수시설과 빗물받이를 집중 정비한다. 공간정보 분석 결과, 장시간 집중 호우시 '약수역~신당역' 대로변 일대가 침수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난 데에 따른 조치다. 또한 빗물받이 위치를 GPS로 측량해 침수나 역류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별하고 수시 청소로 배수 기능을 유지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스마트 빗물받이 10개를 설치해 관리 효율도 높인다.

중구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같은 재난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노후된 도심의 안전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은 중요하다. 선제적 안전관리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겠다"고 말했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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