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서울 서북권 광역재활용선별시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의 소유권을 두고 마포구와 은평구가 정면충돌했다. 양측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갈등은 결국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3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마포구는 건립 분담금을 부담했는데도 은평구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단독 소유로 보존등기 하자 지난 1월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은평구는 분담금은 시설 이용 및 운영 협력의 대가일 뿐 소유권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갈등은 지난 2019년 3월 마포·은평·서대문구가 체결한 '서북3구 폐기물 처리 협력 체계'에서 비롯됐다. 당시 마포구는 소각 쓰레기(마포자원회수시설), 은평구는 재활용품(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서대문구는 음식물류 폐기물(난지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시설)을 각각 맡아 교차 처리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재활용 폐기물을 처리하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가 진관동에 조성돼 지난해 5월 준공됐다. 건립은 3개 구의 공동 투자로 이뤄졌다. 은평구 356억원, 마포구 188억원, 서대문구 150억원이 투입됐다.
마포구는 공동 투자 사업인 만큼 소유권 지분 확보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초 사업계획의 부분지하화 형태에서 완전지하화 형태로 변경되면서 분담금(45억원→188억원)이 4배 이상 늘었는데도 소유권 귀속 규정이 명확히 담기지 않아 갈등의 단초가 됐다고 주장한다. 또한 은평구가 사전협의 없이 단독 소유로 등기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과 함께 분담금 반환 청구도 병행했다.

반면 은평구는 협약에 분담금을 근거로 한 소유권 취득 규정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분담금은 공동 이용을 위한 비용 분담을 정한 것으로 시설 이용 및 운영 협력의 대가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건립 당시 극심한 주민 반대 속에서 만들어진 시설로 부지 제공부터 인허가, 건립 행정까지 은평구가 사업 전반의 책임을 주도한 점 역시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 갈등은 폐기물 처리 협력 체계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마포구는 은평구가 '서북3구 폐기물 처리 협력 체계'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포구 재활용품 반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력 체계에 따르면 마포구는 은평구의 소각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지만 마포구는 마포자원회수시설 처리용량 포화로 반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서울시 소유인 만큼 은평구 소각 쓰레기 반입을 위해서는 시설 현대화 선행이 우선이고 마포 주민지원협의체 협의와 서울시의 최종결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처리 용량이 한계에 달해 (은평구 소각 쓰레기를 반입하려면) 가동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 주민지원협의체 동의도 선행돼야 한다"며 "서울시 역시 포화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시설 소유권이 서울시에 있기에 반입에 대한 최종 결정 역시 서울시가 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평구는 서울시 확인 결과 마포자원회수시설의 지난해 기준 가동률은 80.1% 수준으로 소각 쓰레기 일부 반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잔여 처리 용량을 활용해 폐기물 일부라도 반입, 처리해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마포구가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마포구는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통해 구민 혈세로 조성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에 대한 권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협의에도 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장시간 은평구에 의견 전달을 지속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론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대화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은평구는 마포구와의 협의와 조정을 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협약에 없는 소유권 소송에는 법적 대응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마포구가 협상 제안을 해도 임하지 않았는데 소송을 걸어 당황스럽다"라며 "소송보다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협상 여지를 두고 계속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자치구 간 협약 이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협약 자체가 3개 구의 협약이고 주체가 자치구이다 보니 시가 개입하기는 어렵다"며 "자치구 간의 의견 교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시가 판단하거나 협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포자원회수시설 처리용량에 관해서는 "포화 상태는 아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은 발생할 수 있겠으나 추가 반입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마포구에 은평구 소각쓰레기 반입 여부에 대해 시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