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의 동쪽 끝자락 '베드타운'으로 불리던 강동구(구청장 이수희)가 인구 50만 명의 거대 자족도시로 탈바꿈하며 서울의 인구·경제 지형도를 새로 쓸지 주목된다.
13일 강동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27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가 50만63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강동구는 송파구, 강남구, 강서구에 이어 서울에서 네 번째로 인구 50만 명을 넘긴 자치구가 됐다. 이는 서울 동부권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등장한 초대형 기초자치단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구 50만 명 돌파는 단순히 숫자상의 증가를 넘어 행정 수요와 도시 기능이 비약적으로 확대되는 변곡점을 의미한다. 강동구는 이제 교통, 복지, 교육 등 전 분야에서 한 차원 높은 대도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교통·교육·일자리 확충…동부권 핵심 도시로
강동구의 이 같은 인구 유입은 우연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공격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과 기업유치가 시너지를 낸 결과다.
우선 교통 분야에서의 도약이 눈부시다. GTX-D 노선의 강동 경유 확정과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강동을 강남권과 직접 연결하는 '황금 노선'의 핵심이 됐다. 여기에 8호선 연장에 따른 암사역사공원역 개통은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도로망 역시 올림픽대로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에 더해 지난해 세종-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강동구는 전국을 잇는 5개의 주요 광역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동부 수도권 교통 허브'로 등극했다.
경제적 자립 기반인 '직주근접' 체계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강동의 경제 심장으로 불리는 '고덕비즈밸리'에는 현재 23개 기업이 둥지를 틀어 1만여 명의 종사자가 상주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JYP 신사옥 건립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합류는 강동을 단순한 주거지가 아닌, 일자리와 소비가 선순환하는 경제 요충지로 탈바꿈시켰다.

보육과 교육 환경의 혁신도 젊은 층 유입의 일등 공신이다. 강동구는 서울시 내 합계출산율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의 모델을 제시해왔다.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인 '강동형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사업'과 11개소의 육아지원공간 '아이맘 강동'은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었다. 또한, 학령인구 증가에 대비해 강솔초 강현캠퍼스와 둔촌동 중학교 도시형캠퍼스 신설을 확정 짓는 등 과밀학급 해소에도 행정력을 집중했다.
문화와 여가 인프라도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강동숲속도서관과 강동중앙도서관이 잇따라 문을 열며 지역 문화 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체육시설과 공공 문화공간도 확대되고 있다. 도서관 야간 운영을 평일 밤 10시까지 늘린 정책은 직장인과 맞벌이 가구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구 측은 설명했다.
강동구는 외형적 팽창에 걸맞은 '질적 내실화'를 위해 행정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권역별 거점 개발을 통해 도시의 연령대를 낮추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과 공공 서비스 수요 폭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시의 기본 골격 자체를 완전히 새로 짜는 작업에 돌입했다.
그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강동구는 현재 도시 구조를 더욱 체계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구 전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 전략을 담고 있다. 천호·성내권역은 상업과 교통이 활성화되는 서울 동남권의 성장 거점(광역복합새길권)으로 집중 육성하고, 암사권역은 선사유적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관광 중심지(역사생태이음권)로 조성한다. 명일·고덕권역과 강일·상일권역 역시 경제와 문화, 수변 생활이 결합된 신생활권으로 발전시켜 자족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50만 인구 달성은 강동구의 성장 가능성과 도시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며 "50만 구민과 함께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3대가 복받는 도시 강동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