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서울 쓰레기 감축…처리시설은 '제자리걸음'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6.02.23 00:00 / 수정: 2026.02.23 00:00
강남은 주민 반발, 마포는 법원 제동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온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재활용센터에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온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전면 금지가 시행된 가운데 서울시가 추진하는 핵심 인프라인 자원회수시설 현대화·확충에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감축 정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처리시설은 주민 반발과 법적 분쟁에 막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수도권의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2021년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원칙적으로 소각·재활용으로 처리하도록 한 제도다. 이는 2015년 6월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합의해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묻지 않고 소각 후 남은 재만 매립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가동해 재활용 확대, 종량제 강화 등 감량 정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직매립을 대체할 소각 처리 역량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하루 평균 약 2000톤의 생활폐기물이 발생하지만, 현재 서울시가 직영으로 처리 가능한 생활폐기물은 약 70% 수준이다. 나머지는 민간 처리와 수도권 예외 매립에 의존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대화를 통해 효율 개선과 일부 증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지역별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다.

우선 강남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은 증설 계획을 둘러싸고 강남구와 주민 반발에 직면했다. 서울시는 노후 소각로를 신축·대수선하면서 기존 900톤 처리 규모에 250톤을 추가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 주민들은 "현대화가 아닌 사실상 증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8개 자치구 폐기물을 광역 처리하는 상황에서 추가 부담을 지우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마포 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가 마포구청 앞 도로에서 소각장 추가 신설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더팩트 DB
마포 소각장 추가 백지화투쟁본부가 마포구청 앞 도로에서 소각장 추가 신설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더팩트 DB

마포구 상암동에 추진된 신규 광역시설도 법원 판단에 가로막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9-3부(김형배·김무신·김동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구민 1851명이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결정고시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과 타당성 조사 연구기관 선정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중심으로 한 신규 1000톤 규모 시설 계획은 동력을 잃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지난 6일 양천자원회수시설과 목동 열병합발전소를 대상으로 '열·환경 플랜트 현대화 방안 기본구상 용역'을 발주했다. 1980년대 중·후반 조성된 두 시설은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이번 용역은 단순 설비 교체를 넘어 이전·재배치, 지하화 가능성, 공사 중 운영 방안, 부지 개발 및 도시계획 연계, 재원 조달 구조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녹지·편익시설 확충 등 공공기여 방안도 포함된다.

다만 양천시설의 하루 처리 용량은 400톤으로 4개 시설 중 가장 작다. 노원(800톤)과 강남(900톤), 마포(750톤) 역시 노후화로 가동률이 8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직매립 금지 이후 소각·재활용 비중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주민 수용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설 확충을 추진할 경우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서울시 측은 기존 소각장을 중심으로 현대화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시민 감량과 재활용 정책으로 외부 처리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공 소각장 현대화와 기반 확충으로 2033년 서울시 내 100% 처리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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