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고객 계정 3370만개 무단 유출로 수사를 받고 있는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산업재해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됐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도 처음으로 고발됐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김 의장을 상대로 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로저스 대표와 박대준 쿠팡 전 대표는 산안법 위반과 증거인멸 등 혐의로, 노트먼 조셉 네이든 전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는 업무상과실치사와 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김 의장은 고 장덕준 씨가 과로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해당 사실을 은폐하고자 업무 내용 사실을 축소·은폐하라는 지시를 내려 은폐하도록 교사했다"며 "장 씨의 근무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를 무단 반출해 산재 은폐를 위해 분석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00년 1월부터 쿠팡의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로 일했던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의 지시에 따라 장 씨의 CCTV를 분석하고 '그가 쉬운 일을 했다는 점을 엑셀에 남겨라' 등의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며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는 장 씨가 열심히 일한 모습이 담긴 CCTV는 제출하지 않으면서 고의적으로 산재를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를 두고는 "김 의장 지시를 받아 (장 씨가 일했던 물류센터가 있는) 대구에서 CCTV 장비를 통째로 떼온 뒤 분석을 총괄했다"며 "김 의장에게 분석 현황을 직접 보고하고 그의 지시를 현장 실무자들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네이든에 대해서는 "(장 씨가 소속됐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사업주로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 산안법 위반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고발됐다. 김 의장은 장 씨 사망과 관련해 전 CPO(개인정보보호 최고책임자)에게 "그가 열심히 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명령하는 등 산재 관련 사실을 은폐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장 등은 개인정보 무단 유출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도 고발됐다. 국회 청문회 출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현재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쿠팡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과로사 의혹 3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고소·고발 8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 2건,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 기타 5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의심 2건 등 총 20건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