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배달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구조와 높은 중개수수료는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키워왔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공공배달앱 사업을 추진해왔고, 올해 3월부터는 공공배달앱을 '서울배달+ 땡겨요'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의 간식 가게 '바른꽈배기'는 이러한 변화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현장이다. 꽈배기와 찹쌀도너츠, 핫도그를 수제로 만들어 판매하는 이곳은 인근 초등학생과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동네 가게다. 매일 새벽 반죽을 치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훈(43) 대표는 최근 서울배달+ 땡겨요 가맹점주 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가게 이름에는 그의 장사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대표는 "음식이기 때문에 바르게, 정직하게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며 "설탕이나 콩고물을 묻혀서 나간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장사를 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손님들의 짧은 말 한마디다. 이 대표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정말 맛있다", "소개받고 왔다"고 말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런 말들이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바른꽈배기는 2022년 '땡겨요' 출시 초기부터 함께해온 가맹점이다. 여러 배달앱 가운데 땡겨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공공앱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수수료가 가장 큰 이유였다"며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저렴했다"고 밝혔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차이는 분명했다. 그는 "정산 금액을 보면 바로 체감할 수 있다"며 "구조가 직관적이라 금액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수기에서 많은 공감을 얻은 장면은 꼬마 손님 나윤이의 편지다. 늘 같은 메뉴를 주문하던 아이는 어느 날 작은 손으로 쓴 편지 한 통을 건넸다.
'손님이 많으니까 제가 조금씩 갈게요.' 이 대표는 이 문장을 떠올리며 "어른이었다면 쓰지 않았을 말이라 더 마음에 남았다"며 "땡겨요를 통해 얻은 것은 단순한 매출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였다"고 말했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임은수(31) 씨 역시 땡겨요를 바라보는 시선에 공감의 지점이 있다. 그는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 서울배달+ 땡겨요 숏폼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전자결제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임 씨는 자영업을 하는 어머니의 영향을 들었다. 그는 "어떤 결제 방식이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지 늘 고민해왔다"며 "페이백과 혜택 구조를 살펴보니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 씨의 영상은 카메라를 켜 둔 채 그림을 완성해 가는 '라이브 페인팅' 방식이다. 그는 "'그린다'는 행위는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보는 사람들은 더 나은 미래를 그렸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땡겨요의 혜택이 그런 미래로 이어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시민 이용자로서 느낀 장점에 대해서는 "온누리상품권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서울사랑상품권·배달전용상품권도 사용 가능하고, 이벤트나 페이백 혜택이 다양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배달+ 땡겨요의 정책 설계는 수치로도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배달+ 땡겨요의 주문금액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370억원) 대비 2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문 건수는 538만 건으로 1년 전보다 215% 늘었고, 가맹점 수 역시 5만7060곳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회원 수는 총 236만 명을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는 구조에서 비롯됐다. 서울배달+ 땡겨요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2%로 낮춰 민간 배달앱 대비 비용 부담을 크게 줄였고, 별도의 광고비 없이 운영해 가맹점주가 실제로 정산받는 금액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품권 결제를 확대하면서 카드 결제 대비 수수료 부담도 완화해,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 절감 효과가 커지는 구조를 갖췄다.
소비자 혜택 역시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신규 가입자는 총 1만6000원 상당의 쿠폰팩을 받을 수 있으며, 서울사랑상품권과 땡겨요 상품권을 활용하면 5~15% 선할인이 적용된다. 온누리상품권 결제 시에도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서울시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함께 참여하는 '서울배달+가격제'를 통해 할인 구조를 결합하면, 소비자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전용 배달 서비스인 '땡배달'도 이용자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땡배달은 주문 접수부터 라이더 매칭, 실시간 배달 동선 확인, 음식 전달까지 전 과정을 자체 관리하는 서비스로, 배달대행사와 별도 계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배달비는 무료에서 최대 900원 수준으로 책정됐으며,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추가 할증이 없어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 배달전용상품권 발행과 페이백 사업은 종료됐지만, 서울시는 공공배달앱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과 소비자 혜택 확대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에도 관련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배달+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공공배달앱으로, 철저한 개인정보 보안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발생한 이익을 소비자 할인 혜택과 가맹점 지원으로 환원하는 상생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공공배달앱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해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상생형 배달 플랫폼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