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고려대 앞에서 1000원짜리 버거를 팔며 명물이 된 '영철버거' 대표 이영철 씨가 별세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인은 암 투병 중 전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10살부터 중국집, 군복공장, 막노동판 등을 전전하다 2000년 무렵부터 적은 돈을 가지고 고려대 앞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신용불량자였기에 단돈 2만 2000원밖에 없는 상황에서 고인은 손수레에서 '영철버거'를 만들어 1000원에 팔았고 그 버거는 고려대 명물이 됐다.
미국식 핫도그빵 사이에 고기볶음, 양배추, 소스 등을 넣은 '스트리트 버거'로 돈이 별로 없는 배고픈 학생들에게는 그저 든든한 한 끼가 되는 고마운 음식이었다.
2005년쯤에는 40개의 가맹점을 거느려 '성공 신화'로도 소개되곤 했다.
고인은 원재료 값이 오르고 적자가 나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1000원의 약속을 지켰다. 심지어 양배추와 청양고추 가격이 치솟아 버거 하나를 팔면 200원의 적자가 났을 때도 1000원가격을 유지했다.
2004년부터는 학생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영철 장학금'으로 전달됐다.
고대생들이 고인을 돕기도 했다. 고인의 가게가 2015년 경영난으로 폐업에 직면했을 때도 고대생들이 고인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섰다. 당시 펀딩에 고대생 2500여명이 참여해 6811만여원을 모금했다.
학생들의 도움으로 영철버거는 다시 '고대 명물'로 자리 잡아 현재까지도 운영을 이어갈 수 있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102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6시 30분이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ccbb@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