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와, 저거봐!"
12일 저녁 서울 종로구 청계천광장. 2025년 말의 해를 미리 알리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어둑해진 거리를 밝혔다. 우뚝 선 대형 트리와 눈사람 등 조형물이 수백개의 크리스마스 전등이 수놓은 듯 둘러쌓여 있는 가운데 젋은 커플들의 목소리가 한층 들떠있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2025 서울윈터페스티벌이 이날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개최 3년째를 맞은 가운데 이날 광화문광장과 청계천광장 일대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청계천 거리 곳곳에는 화려한 장치의 전통문화가 눈길을 끌었다. 오후 8시께 광화문광장 앞 경복궁에서는 전통문양, 해치 등이 움직이는 미디어파사드 쇼 '서울라이트 광화문'이 펼쳐졌다. 한국 대표 수호 동물이자 서울시 마스코트인 '해치'가 행사장 조형물로 세워졌고 해치를 테마로 구성한 공간 '해치 존'도 재미를 더했다. 서울관광재단이 마련한 '빛초롱축제'는 각종 조형물이 청계천을 따라 설치된 가운데 갓을 쓰고 한복을 두른 한지 조형물이 은은한 주황빛을 띠며 시민들의 카메라에 담겼다. 청계청광장 폭포 앞에서는1887년 경복궁 건천궁에서 밝혀진 최고 전등이 재현됐다.

각종 크리스마스용 장식과 쿠키, 목도리 등이 진열된 산타마켓에서 발끝을 들어 구경하거나 회전목마를 탄 아이들의 소리도 웃음을 자아냈다. 추운 날씨에도 패딩과 털모자, 목도리를 둘러매고 거리를 나온 사람들이 일대를 가득 메워 연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나온 강우림(24) 씨는 "광화문에서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오게 됐는데 날이 추운데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함께 온 중남미 국가 출신 아드리아나(22)는 "처음 청계천을 왔는데 행사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게 돼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마련된 새해의 염원을 적는 '일원오봉도 소원벽'은 시민들의 메시지로 가득 찼다. "사회초년생 5년 안에 1억 모으기 부자가 될테야", "가족모두 건강하게 26년 대박나는 해 주식도 대박", "온 우주의 기운이 우리 가족에게 오기를" 등의 메시지가 빼곡히 젹혀 벽을 완성했다.

강서구 개포동에서 온 이수정(52) 씨는 중학생 딸과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세워진 대형 트리 앞에서 셀카를 찍으며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이 씨는 "아이가 매일 학원을 다니느라 바빴는데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러 왔다"며 "축제에는 처음인데 딸과 좀더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며 웃었다.
'서울윈터페스타'는 '판타지아 서울(FANTASIA SEOUL)'을 주제로 주최된 겨울 축제로 광화문광장, 청계천, 서울광장, DDP, 보신각, 우이천 등 서울 주요 도심 6곳에서 내년 1월4일까지 이어진다. 청계천과 우이천에서 펼치는 ‘서울빛초롱축제’ 외에도 '서울콘(SeoulCon), ‘K-퍼포먼스 경연대회’, ‘겨울잠자기 대회’, ‘산타마을 빌리지-광화문 마켓’,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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