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옷 일부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긴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27일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어린이용 겨울의류 등 총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8개 제품이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겨울의류·잡화 15개 제품, 초저가 어린이제품 9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 화학물질 검출, 내구성 항목을 검사했다.
어린이 의류와 잡화 2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이 검출됐다. 방한 3종 세트의 가죽 장식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DEHP 등 7종 총합 0.1% 이하)의 203배 초과 검출됐고, 겨울 상하복 세트는 지퍼에서 납이 기준치(100mg/kg 이하)보다 최대 4.5배 초과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발암 물질로 정자 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접촉 시 눈, 피부 등에 자극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 중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또 납은 안전기준 이상으로 노출되면 생식기능에 해를 끼칠 수 있고, 암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에는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아이 학습과 행동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어린이 의류 3개 제품은 물리적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점퍼 1종은 목 부분에 유아복에서 금지된 장식끈이 있었고, 조끼는 의복을 잠그기 위한 고리의 원주가 기준치(7.5cm)보다 길어 질식, 걸림 등의 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점퍼는 지퍼가 부착강도 시험에서 탈락해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어린이 완구 및 기타 제품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물리적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스티커는 원단과 접착면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58배, 납은 기준치의 1.7배, 카드뮴은 기준치(75mg/kg 이하)의 최대 12배 초과 검출됐다. 머리빗의 경우 빗살 끝의 볼팁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3.5배 초과 검출됐다. 두 제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유해물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매직워터북은 스프링 양 끝이 날카로워 상해의 위험이 있었다.
서울시는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온라인 플랫폼에 부적합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아울러 시는 겨울철 구매가 증가하는 어린이 방한용품, 의류에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만큼, 해외직구 시 제품의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시는 오는 1월,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유아용 목욕용품과 섬유제품 등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성 검사 결과는 서울시 누리집 또는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에서 상시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나 불만 사항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 또는 120다산콜센터,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