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중대 변수로 국어와 '사탐런'으로 꼽혔다. 국어가 예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와 정시 합격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심화하는 사탐과목 쏠림 현상도 올해 대입 경쟁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EBS 현장평가단은 지난 13일 국어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국어영역은 '적정 난이도' 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만점자는 1055명이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 난이도가 높을수록 높은데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130점 초중반이면 쉬운 시험으로 평가한다.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는 달랐다. 14일 EBSi에서 추산한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6점이다. 입시업체들은 이번 국어 난이도가 '역대급 불국어'였던 2024학년도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내놨다. 종로학원은 언어와 매체 147점·화법과 작문 143점으로, 이투스는 언어와 매체 147점·화법과 작문 144점으로 예상했다. 2024년도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언어와 매체 선택 수험생은 원점수 1등급 커트라인이 85점, 화법과 작문 선택 수험생은 89점으로 각각 작년보다 6~7점씩 낮아질 것"이라며 "국어 표준점수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탐구영역 과목 간 유불리도 입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공계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판단해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사탐 과목으로 응시생이 쏠릴수록 상위권 학생들이 많고 모수가 작아지는 과탐은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추기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사회·과학탐구영역 지원자 중 사탐을 1개 이상 선택한 지원자는 77.3%(41만1259명)였다. 지난해(62.1%·31만3703명)보다 15.2%포인트(p) 높아진 수치다. 이들 중 26만3047명이 '사회·문화', 22만4552명은 '생활과 윤리'를 선택했다.
입시업체들은 탐구영역 중 사회문화와 생명과학 1이 작년보다 어렵게, 생활과 윤리와 지구과학 1이 쉽게 출제됐다고 관측한다. 많은 인원이 응시하는 과목이 쉽게 출제될 경우 상위권 동점자가 많아져 1~2점 차이로 합격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표준점수 상단에 동점자가 많아지면 1등급이 두터워진다"며 "결국 국어, 수학, 영어에서 한 문제라도 더 맞은 수험생이 합격하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중경외시·수도권 대학 같은 '인문 상단' 합격선이 미세하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대표도 "서울대처럼 표준점수를 그대로 인용하는 대학의 경우 선택한 탐구과목 표준점수가 높을수록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그외 대학의 경우 내달 5일까지 발표하는 변환표준점수 테이블을 보고 유불리를 철저히 따지는 게 마지막으로 유효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