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성노동자들 "쫓아내지만 말고 이주대책 마련해야"
  • 이다빈 기자
  • 입력: 2025.11.03 18:15 / 수정: 2025.11.03 18:15
첫 서울시청 앞 집회서 오세훈 시장에 요구
"'약자와의 동행' 가치 실천…생존권 보장"
서울의 마지막 집창촌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 포함된 신월곡1구역 재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아리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개발보다 미아리 집창촌 성노동자 이주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다빈 기자
서울의 마지막 집창촌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 포함된 신월곡1구역 재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아리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개발보다 미아리 집창촌 성노동자 이주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다빈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서울의 마지막 집창촌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 포함된 신월곡1구역 재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아리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개발보다 미아리 집창촌 성노동자 이주대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신월곡1구역 이주대책위원회(이주대책위)와 성매매 여성 등 30여명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단결·투쟁', '쟁취'라고 적힌 빨간색 머리띠를 두른 채 "미아리 성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서울시청은 재개발 문제를 왜 침묵하는가", "공권력 공갈·협박으로 강제이주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성북구청 앞에서 2~3년 넘게 집회를 하고 있지만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크게 귀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면서 "재개발 사업 권한은 구청이 아닌 서울시에 있다. 성노동자들이 왜 이주 보상을 얘기하는지 오 시장에게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마지막 집창촌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 포함된 신월곡1구역 재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아리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개발보다 미아리 집창촌 성노동자 이주 대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다빈 기자
서울의 마지막 집창촌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 포함된 신월곡1구역 재개발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아리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개발보다 미아리 집창촌 성노동자 이주 대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다빈 기자

이어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핵심 가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의 음지에서 생활하며 도움이 절실한 미아리 성노동자들은 제외돼 있다"며 "탈성매매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주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아리 성노동자 A 씨는 "지금 갈 곳도, 아픈 몸 하나 누울 곳도 없다. 서울시청 앞에서 아파 쓰러져 죽어야 소리를 들어줄 거냐"며 "오 시장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미아리 신월곡1구역 주민들의 이주대책을 신속히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성노동자 B 씨도 "오 시장에게 우리가 갈 곳은 어디인지 묻겠다. 재개발 조합과 서울시청, 성북구청은 우리가 일하던 거리를 철거했다. 현장은 봉쇄됐고, 살던 집은 부서졌다"며 "쫓아내지만 말고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달라. 이 도시의 시민으로서 존중받을 권리를 원한다"고 요구했다.

미아리 텍사스촌이 있는 신월곡1구역은 지난 2022년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공식적으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재개발을 위한 부분 철거가 시작됐다.

이주대책위는 지난해 9월23일부터 성북구청 앞에서 성노동자 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6년 봄부터는 성북구청과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병행할 계획이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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