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한강버스 운항을 1일 오전 9시부터 재개한다. 지난 9월 18일 첫 출항 이후 잦은 고장과 접안 문제로 열흘 만에 멈춰선 지 한 달 만이다. 서울시는 안전 점검과 선장 재훈련으로 '준비된 재개'를 내세웠지만, 시민 신뢰를 되찾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는 이날 오전 9시 여의도를 비롯해 뚝섬, 잠실, 마곡 등 7개 선착장에서 정식 운항을 재개한다.
하루 총 16회 운항으로, 9월 시범운항 당시보다 운항 시작 시각을 2시간 앞당겼다. 이는 향후 시민 출근시간대(오전 7시)까지 확대하기 위한 단계적 조정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내년 3월까지 선박 4척을 추가 도입해 총 12척을 확보하고,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운항하는 '완전형 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진영 미래한강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결항 없는 운항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항상 예비 선박을 대기시켜 돌발 상황에도 차질 없이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6월 첫 선박이 입항한 뒤, 9월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으나 불과 열흘 만에 멈춰 섰다.
선박의 기계 결함, 승하차 지연 등 '잔고장'이 이어지며 시민 불편이 커졌고, 서울시는 결국 9월 29일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한 달간 진행된 무승객 운항 기간에도 사고는 완전히 끊기지 않았다. 마곡 선착장에서의 선박 간 경미한 충돌, 훈련 중 부표 충돌, 뚝섬 선착장 접안 시 선체 긁힘 등 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들 사고가 모두 '훈련 중 발생한 경미한 접촉'으로, 인명 피해나 선체 손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와 여권에서는 "정식 운항도 아닌데 사고가 잇따른다"며 한강버스의 안전성과 관리 체계를 문제 삼았다. 특히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운항을 서둘러 시민 안전을 위협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한강버스의 부표 충돌 사고와 관련해서도 일부에서는 "사고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으나, 서울시는 "은폐는 사실이 아니며 즉각 보고 및 정비 조치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무승객 운항 기간이 단순한 점검이 아니라 '예방 정비 및 숙련도 향상'의 시간이었다고 강조한다.
박진영 본부장은 "한 달간 약 300회 이상의 훈련 운항을 통해 선박의 구조적 결함과 운항상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보완했다"며 "이번 운항 재개는 준비된 재출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는 무승객 운항 중 발생한 대부분의 사고의 공통점이 '견습 선장'이란 점에 주목했다.
박 본부장은 "견습 선장은 이번 정식 운항에 투입되지 않는다"며 "현재 선장 18명 중 70%가 3개월 이상 운항 경험을 가진 숙련자이며, 이들이 이번 운항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30%의 견습선장은 추가 훈련을 거쳐 배치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재운항부터 '마이쉽(My Ship)' 제도를 도입해 선박별 전담팀을 운영한다. 한 팀이 2척의 선박만을 맡아 관리·운항하도록 해 선박 특성을 잘 이해하고,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박 본부장은 "자동차로 치면 같은 차종이라도 개체별 특성이 다르다"며 "마이쉽 제도를 통해 선박별 숙련도와 책임감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시범운항 9일 동안 2만7000명이 한강버스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뚝섬, 잠실, 마곡 노선의 인기가 높았지만, 잦은 지연과 잔고장으로 이용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번 재운항을 통해 "정시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해 시민 신뢰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한 달간의 운항 중단은 후퇴가 아니라 점검과 보완의 시간이었다"며 "이제는 불편이 아닌 편리함으로 시민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민이 믿고 탈 수 있는 대중교통으로 한강버스의 자리를 확립하겠다"며 "결항 없는 운항, 정시 출항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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