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중독자 치료·재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서울시 마약관리센터'를 정식 개소한다.
서울시는 오는 31일 은평병원 내에 센터를 열고, 마약 중독의 조기 발견부터 상담·입원·재활·사회 복귀까지 연속적 치료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 마약관리센터는 낙인보다 회복에 초점을 맞춘 '통합형 병원'으로, 전문 의료진 상담과 검사, 입원·외래 진료, 재활치료를 한 공간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총 575평 규모로 조성된 센터에는 남녀별 폐쇄병동과 외래부가 분리돼 있으며,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고려한 상담실과 재활치료실 등 치유 중심 공간도 갖췄다.
센터 운영은 마약 치료 37년 경력의 조성남 센터장을 비롯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 사회복지사·심리사·간호사 등 총 34명의 전문 인력이 맡는다. 최신 의료장비인 LC-MS/MS(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기)를 도입해 신종 마약을 포함한 23종 54항목을 정밀검사할 수 있어 진단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청소년·여성 등 마약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클리닉도 운영된다. 청소년 대상 클리닉은 중독 원인과 이차적 문제를 조기에 진단해 반복 사용을 차단하고, 여성 대상 클리닉은 성범죄 피해나 트라우마 등 이중 진단 사례에 맞춘 심리·의료 결합형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는 중독 해독과 갈망 관리, 가족상담, 지역사회 연계 등 회복 전 과정을 지원하는 '중독상담실'도 운영한다. 회복 경험이 있는 '회복지원가'가 참여해 환자의 재활을 돕고, 사후 모니터링까지 병행한다.
시는 경찰 및 민간기관과 협력해 조사 단계부터 치료 개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시 지원 중독치료 의료기관(동행의원) 34개소 및 민간 재활기관(3개소)과 연계해 자조모임과 단약동기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유미 서울시 은평병원장은 "마약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서울시 마약관리센터를 통해 치료받지 못하는 중독자가 없도록 하고, 단절 없는 치료·재활 지원으로 건강한 사회 복귀를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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