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투자 건에서 9000억원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국민연금 재원 손실에 더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24일 국민연금공단 대상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MBK에게 받아야 할 남은 금액과 회수 방안이 있는가" 질의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영국 테스코에서 인수할 당시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5826억원,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보통주 295억원 등 6121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MBK에게 받아야 할 남은 금액은 9000억원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회수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국민 피같은 돈을 투자했는데 9000억원이 날아갈 판이다. 이에 국민연금공단 책임이 있는가" 묻자, 김 이사장은 "우리가 투자했고 손실이 발생했기에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백 의원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할 당시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차입매수하는 방식으로 단기 수익 추구에 몰두했고, 결국 홈플러스가 지난 3월 유동성 위기와 신용 등급 하락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을 거론했다. 홈플러스 직원들과 입점 국민들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MBK가 홈플러스를 부실 운영하고, 알짜 점포를 매각한 후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는 비판이다. 그는 "홈플러스에 입점한 국민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직원들은 해고와 고용불안, 점포 폐점으로 인한 지역상권 붕괴가 현실로 다가 오고 있다"며 "MBK의 탐욕적 행보는 홈플러스 관계자만 피해가 아니라 온 국민이 낸 보험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도 손해를 입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연금공단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점포를 매각한 돈으로 부채를 갚을 것이라는 걸 알고도 투자했다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약탈적 사모펀드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운용사 선정할 때 자산 팔아 수익을 내면 높이 평가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만들었다"며 "국민연금 돈을 받은 곳이 어떻게 운용해나갈지 확인할 때 자산 팔아서 수익률을 주겠다는 운용방식을 밝힌 곳은 지양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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