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싱크홀(지반침하) 예방을 위한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를 본격 도입한 지 10년 동안 탐사 구간은 약 12배 늘었고, 땅속 위험요소인 '공동(空洞)' 발견율은 오히려 5분의 1로 줄었다. 지속적인 선제 대응으로 도시의 지하 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해온 결과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 2014년 11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GPR 탐사는, 지표면에 전자파를 쏘고 그 반사신호를 분석해 지하에 숨은 공동을 찾아내는 과학적 기법이다. 초기에는 연간 수백 km 수준이던 탐사 거리가, 올해 9월까지 7169km에 이르며 대폭 확대됐다. 같은 기간 발견된 공동은 578개로, 이들 모두 선제적으로 조치가 완료됐다.
시가 분석한 GPR 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614km였던 탐사 구간은 올해 9월 기준 약 11.7배 증가한 7169km에 달한다. 같은 해 공동 발견율은 1km당 0.41개였지만, 올해는 0.08개로 5분의 1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시가 지난 10년간 누적 3만3129km의 지하 공간을 조사해 7760개의 공동을 발견하고 모두 조치한 결과다. 서울과 부산 거리가 428km이니 70배에 이른다. 탐사가 늘수록 오히려 발견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지반 상태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GPR 도입 초기인 2014년 11~12월 두 달 동안 61km의 구간을 조사해 37개의 공동을 발견했다. 이후 탐사 거리는 꾸준히 확대됐다. 특히 2023년에는 3641km에서 올해 7169km로 급증해, 서울시가 싱크홀 사전 예방을 위한 인력·장비 투자를 본격화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총 9000km 탐사를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는 연간 1만8000km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전문 인력도 기존 7명에서 올해 말까지 10명으로 늘리고, 차량형 GPR 장비도 3대 추가해 총 10대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굴착공사장 인근 GPR 점검도 대폭 강화했다.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시내 굴착공사장 289개소와 대형공사장 23개소, 총 312개소를 조사해 97개의 공동을 발견하고 조치를 완료했다는 것이 서울시 측 설명이다. 특히 대형 지하철 공사나 도로터널 등은 주 1회 집중점검하고 있으며, 일반 공사장도 월 1회 특별점검을 실시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GPR 탐사를 확대해 지반침하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며 "발견된 공동은 모두 신속히 조치해 지하 안전을 확보하고 있으며, GPR 외에도 굴착공사장 안전관리 강화,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민 누구나 GPR 탐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안전누리' 내 'GPR 탐사지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지도에는 2014년 11월 이후 발견·조치된 7760개의 공동 위치, 발생일, 조치 결과 등이 상세히 표기돼 있다.
또한, 9월부터는 '공동 밀집도' 기능이 새롭게 도입됐다. 100m 단위 구간 내 공동 수를 색상으로 시각화해, 위험지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동이 많을수록 색이 짙어져, 지하 위험의 분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