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DDP 가을축제'가 15만 명의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그림을 매개로 한 참여형 예술 축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축제는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한 시민 참여형 예술 행사로, '보는 아트에서 하는 아트로'를 기조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그림 체험 위주로 구성됐다.
특히 DDP 팔거리 중앙에 설치된 대형 예술 구조물 '디 아트 큐브'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코마'의 밑그림 위에 시민들이 직접 색을 칠하며 공동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팝아티스트 김태일의 '팔레트존'과 '페이스 아뜰리에'는 유아부터 어르신,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세대와 국적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그림이 세대를 잇는 보편적 언어임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한 시민은 "아이들이 가을 햇살 아래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고, 외국인 참가자는 "DDP에서의 체험은 색다른 예술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부대 행사도 눈에 띄었다. 캐리커처 작가들이 시민 얼굴을 즉석에서 그려주는 '라이브 캐리커처 부스'는 대형 LED 스크린 중계와 함께 공연처럼 연출됐으며, 발달장애인 연주단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라온브라스앙상블', '추계예술대 국악팀' 등의 버스킹 무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지역 기업과 상점들도 축제에 동참했다. '아모스'는 블록스프루티 구미를 활용한 체험 부스로 가족 단위 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한닙두잇'은 건강 간식을 나누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현대아울렛 동대문점은 특별 프로모션과 클래스 연계를 통해 DDP와의 시너지를 강화했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평소 단순 통행로로 여겨지던 DDP 팔거리 공간은 시민 참여와 만남의 장으로 재탄생했다. 재단은 "DDP는 공간을 다르게 활용하는 법을 보여줬다"는 평가 속에 팔거리 유입객이 예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디자인재단은 축제 전날인 9월 25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사회적·디자인적 가치를 결합한 캠페인 전개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29일부터는 전쟁 피해 어린이를 위한 사진전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민 인식 제고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DDP 가을축제는 그림이라는 가장 쉬운 매개체로 세대와 국경을 넘어 시민 모두를 연결했다"라며, "이제는 공익 캠페인으로 확장해 시민에게 창의적 영감을 주는 서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티브 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