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K-콘텐츠 확산과 유학생 증가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토픽) 지원자가 꾸준히 늘면서 부정행위 관리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11일 교육부는 토픽 시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감독 강화와 부정행위 규정 보완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토픽은 재외동포와 외국인의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대학 입학·졸업과 국내·외 기업 채용, 체류자격 심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1997년 처음 시행된 이 시험은 올해 5월 100회를 맞았다.
토픽은 1~6급으로 나뉘며, 6급이 최고 등급이다. 교육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6년 한국어능력시험 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지필(PBT) 6회, 인터넷(IBT) 6회, 말하기 3회 등 총 15회 실시될 예정이다.
토픽 지원자 규모는 최근 5년 간 꾸준히 늘었다. △2021년 33만16명 △2022년 35만7395명 △2023년 42만1812명 △2024년 49만3287명 △2025년 55만3237명으로 2021년과 비교해 1.7배 증가했다. 토픽시험이 치러지는 나라(국내 포함)와 시험장 수도 △2021년 75개국 265곳 △2022년 81개국 312곳 △2023년 88개국 330곳 △2024년 89개국 355곳 △2025년 89개국 368곳으로 많아졌다.

문제는 응시 규모 증가와 함께 부정행위 적발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립국제교육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시험에서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2021년 331건 △2022년 240건 △2023년 421건 △2024년 414건 △2025년 205건이었다. 2025년도 적발 건수는 올해 6회 시험까지 치른 결과로, 아직 연말까지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수치다.
2021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2024년 응시자 수는 37만2822명으로 2021년 22만3187명보다 67% 증가했다. 적발 건수 증가율은 25%다. 시험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감독이 미흡해 부정행위자 발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각 고사장별로 지필 시험은 40명 기준 2명, 인터넷 시험은 30명 기준 2명의 감독관을 배치해 시험을 관리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6년 토픽 추진과제'에서 시험 공정성·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사전교육으로 감독관 역량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번역·작문기능 탑재 기기 이용 금지 등 부정행위 규정을 보완·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감독관이 부정행위자를 정확히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국립국제교육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험문제를 유포하거나 성적증명서를 위·변조하거나 위·변조한 성적증명서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부정행위자'로 규정되는 대상이 기존 응시자에서 미응시자로도 확대됐다"며 "금지된 전자통신기기에 대해 휴대폰, E-북, 태블릿 PC, 블루투스 이어폰, 녹음기, 스마트 워치, 노트북 등으로 더 상세히 안내되는 것도 규정 강화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