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2만 필요한데 7천 선발"…'고교학점제' 누가 지키나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10.02 00:00 / 수정: 2025.10.02 00:00
과밀학급 등 현안대응 현장 수요에 태부족
교육부는 1일 시도교육청별 공립 중등·특수(중등)·비교과 신규교사 선발인원 모집공고 현황을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중학교./더팩트 DB
교육부는 1일 '시도교육청별 공립 중등·특수(중등)·비교과 신규교사 선발인원 모집공고 현황'을 공개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중학교./더팩트 DB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각 시도교육청이 2026학년도 공립 중·고교 신규교사 임용시험에서 교과 교사 7147명을 뽑는다. 중학교 과밀학급 해소와 고교학점제 등 교육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선발 인원을 2300여명 늘린 것이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현장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증원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1일 '시도교육청별 공립 중등·특수(중등)·비교과 신규교사 선발인원 모집공고 현황'을 공개했다. 선발하는 교과 교사는 7147명으로 지난 8월 사전예고 인원인 4797명보다 2350명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사전예고보다 많이 뽑는 지역 순으로 살펴보면 △경기도 1415명에서 2250명으로 835명 △서울 618명에서 900명으로 282명 △인천 431명에서 581명으로 150명 △경북 131명에서 263명으로 132명 △충남 369명에서 495명으로 126명 △경남 470명에서 576명으로 106명 등이다.

신규 교사 증원은 지난달 25일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운영 개선 대책'을 발표하며 교원을 1600명 늘리겠다고 밝힌데 대한 후속 조치다. 당초 예고한 것 보다는 더 많은 증원이 이뤄진 셈이다. 교육부는 선발인원 확대에 대해 "중등 교과교사 선발인원에 고교학점제와 과밀학급 지원을 위한 2026년 중등 교원 정원 추가 확보분, 시도교육청별 결원 상황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과밀학급 완화 필요성도 크다. 지난달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25년 과밀학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중학교 5만 5072개 학급 중 중 2만 1382개(38.8%)가 학생 수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에 해당했다. 경기(58.6%)와 인천(53.2%)은 과밀학급률이 절반이 넘었다. 고등학교 전국 과밀학급률은 25.76%였다.

그러나 교원 단체들은 현장 수요를 감안하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원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정부가 그간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도 교원 정원 감축 정책을 써 왔고 그 결과 중등교원 정원이 6800명 정도 줄었다"며 "이번에 2300명 넘게 늘었다고 해도 결국 조삼모사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김 국장은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과목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학급 수는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며 "교원 산정 기준을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이날 입장문을 내 "과거 교육부의 연구용역 보고서에서조차 2026년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한 추가 교원 수요는 약 2만2000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며 "퇴직 교원 결원분 충원과 중·고등학교 전체 신규 선발 인원이 7000여 명에 불과한 건 정부가 고교학점제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전국 중·고등학교 학급의 84% 이상이 학생 수 21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라는 통계는 대한민국 교육의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무엇보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도입을 위해 교원 산정 기준을 재수립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이제 와서 늘린 건 다행이지만 교원 추가 확보는 고교학점제 도입 때부터 외쳐 온 것"이라며 "게다가 그 추가 인원엔 고교학점제와 무관한 중학교 교사도 포함된 데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우선 채용된 교원을 각 학교에 배분하는 단계에서는 선택과목 수요조사 결과나 학급 당 인원 등 각 현장 상황이 적극 반영됐으면 한다"며 "최소성취보장제도는 국가교육위원회 논의 사안으로 넘어갔지만 만약 유지된다면 기초학력 증진을 담당할 교사들도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haelo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