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교육부가 주요 교과서 출판사들과 협의해 내년부터 신간 검정 교과서 가격을 평균 4.9% 인하하기로 했다. 2009년 교과서 가격 자율화가 도입된 이후 출판사의 자발적 참여로 가격이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10월 중 인하 가격을 관보에 게시해 확정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30일 "동아출판, 미래엔, 비상교육, 아이스크림미디어, 천재교과서 등 시장 점유율 84.7%를 차지하는 5개사가 대상"이라며 "인하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올해 신간본 39종"이라고 밝혔다.
교과서 당 평균 인하율은 4.9%로, 도서 별 따지면 평균 541원 저렴해진다. 교육부는 이번 조치로 시·도교육청의 교재 구매 예산을 연간 약 37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6년간 누적 절감액은 최대 222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 가격은 2009년 자율화 제도 도입 이후 출판사들이 책정해왔다. 그 결과 교육청의 예산 부담과 학부모의 교재비 지출이 늘어났다. 정부가 가격조정 명령으로 가격을 낮추려 했지만 출판사의 반발과 소송으로 이어져 행정력과 재정이 소모되는 부작용을 겪었다. 교육부는 해당 경험을 토대로 출판사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했고, 출판사들이 이에 호응해 가격 인하가 이뤄졌다. 교육부는 앞으로도 출판사와 협의해 지속적인 교과서 가격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출판사들도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광수 미래엔 대표는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재정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비상교육 양태회 대표는 "교육의 공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가격 조정에 협력했다"며 "앞으로도 교육 현장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가격 체계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