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너머의 경험…'도세권' 강동구 도서관이 바꾸는 일상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5.09.28 11:15 / 수정: 2025.09.28 11:15
연이은 신규 개관, 주민 만족도 높아
하루 평균 1500명 찾는 숲속도서관
25일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숲속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정소양 기자
25일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숲속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서울 강동구에 문을 연 두 곳의 신규 도서관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과 과학이 어우러진 '강동숲속도서관'과 인문·예술 특화로 설계된 '강동중앙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두 도서관은 단순한 책 대여를 넘어, 도시 생활 속에서 지식과 여유, 문화와 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서관이 주거지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는 가운데, 강동구는 이들 도서관을 통해 지식 기반의 도시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이른바 '도세권(도서관+역세권)'이라는 신조어에서 볼 수 있듯, 도서관은 이제 책만 읽는 공간을 넘어 주민 일상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정식 개관한 강동숲속도서관은 공원과 맞닿은 입지를 활용해 숲을 품은 도서관으로 설계됐다. 전 층에서 푸르른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가 가장 큰 특징이다. 통유리 너머로 계절마다 다른 빛깔을 띠는 숲 풍경을 바라보며 독서나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어, SNS에서는 '숲세권 핫플'로 주목받고 있다.

숲속도서관은 하루 평균 1500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기록하며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과학 특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아이들과 청소년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강동숲속도서관 안에 최재천의 서재 공간에서 한 구민이 책을 읽고 있다. /정소양 기자
'강동숲속도서관' 안에 '최재천의 서재' 공간에서 한 구민이 책을 읽고 있다. /정소양 기자

대표적인 시설로는 세계적인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기증한 도서 1200여 권을 전시한 '최재천의 서재'가 있으며, 숲과 책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숲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내부에는 태양계 행성 조형물, AI 안내로봇 '클로이', AR 색칠놀이터, 아이스크림 로봇 등 체험형 과학 콘텐츠가 풍부하게 마련돼 있어 과학을 '놀이처럼 배우는' 미래형 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LG디스커버리랩과 협업한 코딩 및 로봇 교육 프로그램 '큐블렛' 운영은 지역 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인문·예술을 품다…강동중앙도서관, 개관 당일 9000명 몰린 '지적 명소'

올해 8월 31일 개관한 강동중앙도서관은 연면적 1만2056㎡(지하 4층~지상 3층) 규모의 대형 도서관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도서관으로 손꼽힌다. 개관 첫날 9004명이 방문했고, 하루 동안 대출된 도서는 9434권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도서관 개관을 넘어 지역 내 문화·교육 인프라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주는 수치다.

중앙도서관은 인문·예술을 특화한 다양한 공간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1층 '어린이작업실 모야'는 100여 종의 창작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창작공간이며, 2층 '소리곳'에서는 500여 종의 LP와 CD를 감상할 수 있다. 3층에는 필사와 사유에 특화된 공간 '생각곳'이 마련되어 있어, 독서 이상의 경험을 가능케 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25일 강동중앙도서관에서 카르페 디엠 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25일 '강동중앙도서관'에서 '카르페 디엠' 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정소양 기자

또한 2층에 위치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 방은 36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한 대형 독서 테이블과 함께 전 분야 명저 5000여 권을 주제 중심으로 큐레이션한 공간이다. 일반적인 도서관 분류 체계를 벗어나, 누구나 손쉽게 명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 깊다.

이 외에도 미국 앤아버공공도서관, 도서문화재단 씨앗, 저스피스 재단 등과의 협력으로 운영되는 ‘우리 도서관의 친구들’ 큐레이션 코너는 해외 도서관 문화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독창적인 공간이다.

강동중앙도서관은 공간 구성뿐 아니라 운영 콘텐츠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다양한 분야의 명사 강연이 진행되며, 개관 당일에는 소설가 김영하 작가의 강연이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팬텀싱어 테너 김민석이 출연한 디토 오케스트라 공연은 아트센터 수준의 문화 향유 경험을 제공하며 주민들의 큰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사전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는 지역 내 인문·예술 콘텐츠에 대한 잠재 수요가 매우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강동숲속도서관과 강동중앙도서관은 숲과 과학, 책과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독서문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강동구의 대표 랜드마크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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