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초·중·고 학생 100명 중 2.5명은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0년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다. 피해 유형에서는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 피해가 늘었다.
교육부는 16일 17개 시도 교육청과 지난 4월 14일~5월 13일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전체 397만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율은 82.2%(326만명)였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은 2.5%로 나타났다. 지난 4월 2024년 1차 조사에서 피해 응답률 2.1%보다 0.4%포인트(p)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다.
◆ 피해응답률 매년 증가세…초등학교 0.8%p 증가
피해응답률은 △2019년 1.6% △2020년 0.9%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 △2024년 2.1%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중학교에서 피해응답률이 더 증가했다. 초등학교·중학교는 각각 5.0%, 2.1%로 전년보다 각각 0.8%p, 0.5%p 많아졌다. 고등학교는 0.7%로 전년보다 0.2%p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가해응답률과 목격응답률에서도 확인된다. 가해응답률은 초등학교·중학교에서, 목격응답률은 모든 학교급에서 증가했다. 2025년 1차 조사 가해응답률은 1.1%로 초등학교 2.4%, 중학교 0.9%, 고등학교 0.1%다. 전년도보다 전체 가해응답률은 0.1%p, 초·중학교는 각각 0.3%p와 0.2%p 늘었다. 목격응답률은 전체 6.1%로 2024년 1차 대비 1.1%p 증가했다. 초등학교 10.2%, 중학교 6.1%, 고등학교 2.2%다. 각각 1.7%p, 1.0%p. 0.8%p씩 늘었다.
피해 유형(복수응답)으로 언어 폭력(39.0%)이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 16.4%, 신체 폭력 14.6%, 사이버 폭력 7.8%, 성폭력 6.0%, 강요 5.8%, 스토킹 5.3%, 금품갈취 5.1% 순이었다.
전년과 증가 폭을 비교하면 집단 따돌림(0.9%p)과 사이버 폭력(0.4%p)에서 두드러졌다. 가장 증가폭이 큰 집단 따돌림은 고등학생은 19.0%, 중학생 18.6%, 초등학생 14.9% 순으로 피해가 많았다. 사이버 폭력도 마찬가지로 고등학생 10.8%, 중학생 9.6%, 초등학생 6.5%으로 집계됐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사이버 폭력, 성폭력은 증가하고 신체폭력, 강요, 금품갈취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 높아진 민감도·사이버 폭력 증가 영향…교육부, 학내갈등 해결 지원
교육부는 피해응답률이 높아진 원인에 대해 "교육·미디어 등을 통해 학교폭력 전반에 대한 인지가 높아지면서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해·목격 응답률 증가와 사이버 폭력 확산 사이에도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사이버 폭력은 일 대 다 구조의 집단 따돌림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명확하게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다. 교육부는 "학생의 스마트폰 기기·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사이버 폭력 증가를 체감한다"며 "학교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사이버 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을 토대로 학내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갈등관리·관계회복 역량을 키우고, 일상적 갈등은 조기에 교육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가해 학생 조치 제도를 개편해 특별교육 프로그램 등도 개발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공동체의 신뢰를 높이고 사회정서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다변화하는 사이버폭력 양상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