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파크골프장 앓이…"유휴 공간 찾아라" 자치구 특명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09.12 00:00 / 수정: 2025.09.12 00:00
서울 파크골프장 전국 6% 그쳐
지하철 역사·체육센터에도 설치
강남구 탄천파크골프장. 대한파크골프협회가 발표한 2025년 전국 파크골프장 현황에 따르면, 전국 422개 야외 파크골프장 중 서울 지역에서는 25개(6%)에 불과하다./강남구
강남구 탄천파크골프장. 대한파크골프협회가 발표한 2025년 전국 파크골프장 현황에 따르면, 전국 422개 야외 파크골프장 중 서울 지역에서는 25개(6%)에 불과하다./강남구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지역 행사 어딜 가도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실외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면 최소 2000~3000평의 부지가 필요해 확보가 쉽지 않다."

파크골프 수요는 늘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다고 토로하는 서울 한 구청장의 말이다.

실제로 서울 내 야외 파크골프장은 타 지역에 비해 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파크골프협회가 발표한 올해 전국 파크골프장 현황에 따르면, 전국 422개 파크골프장 중 서울은 25개(6%)에 불과하다. 전국 규모 대회를 열 수 있는 36홀 이상 구장은 경기도권에 5곳이 있는 반면, 서울에는 단 한 곳도 없다. 높은 땅값과 유휴 부지 부족으로 신규 파크골프장 조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자치구들은 부족한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역사와 체육센터 등을 활용한 실내형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역사 내 장기 공실 상가가 스크린 파크골프장으로 탈바꿈한다. 1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말 6호선 석계역과 삼각지역에 '시니어 스크린 파크골프장'가 조성된다.

석계역은 221㎡에 4타석이 마련되고, 삼각지역은 258㎡ 규모로 6~7타석이 설치될 예정이다.

역사가 위치한 각 자치구에서는 구 예산과 시 보조금을 활용해 시설을 마련하고, 공사는 해당 공간을 유상으로 제공한다.

이에 앞서 공사는 9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사업 추진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자치구별 예산 문제로 나머지 구는 아직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구 예산과 시 보조금을 받아 이달 두 곳을 계약했지만, 나머지 역은 예산 문제와 기타 제반 사항으로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며 "지하철역은 접근성이 높은 데다, 역사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공실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봉구 역시 창동문화체육센터 지하 1층에 84㎡ 규모의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지난달 18일 정식 개장했다./도봉구
도봉구 역시 창동문화체육센터 지하 1층에 84㎡ 규모의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지난달 18일 정식 개장했다./도봉구

실외 부지 확보가 어려운 자치구들 역시 각 자치구 내 시설을 활용해 파크골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강북구의 경우 강북종합체육센터와 강북문화예술회관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실내 스크린 파크골프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강북종합체육센터 지하 1층(94.64㎡)에는 개방형 타석 2개와 휴게 라운지·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된다. '(가칭)강북종합체육센터 파크골프 아카데미'를 통해 처음 접하는 주민들도 체계적으로 배우고 즐길 수 있다.

구 관계자는 "강북종합체육센터 내 스크린파크골프장은 공사가 완료돼 오는 22일부터 임시 운영에 들어가고, 11월 중 정식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강북문화예술회관 내 스크린파크골프장의 경우 이달 중 공사에 착수해 10월 말 완료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최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보유한 강남구 역시 지난 2018년부터 도심 내 골프장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구는 지난해 12월에는 도곡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시 최초 스크린 파크골프 시설인 '매봉시니어센터 파크골프아카데미'도 개관했다.

도봉구 역시 창동문화체육센터 지하 1층에 84㎡ 규모의 스크린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지난달 18일 정식 개장했다. 골프장은 총 3타석으로 실제 필드와 유사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구는 올해 하반기 창동문화체육센터 옥상 유휴공간을 활용해 연면적 344㎡, 총 9홀 규모의 실외 파크골프장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의 한 구청장은 "축구장이나 잔디광장에도 파크골프장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라며 "성동·동대문·중랑구를 다 둘러봐도 유휴 부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실내 스크린 골프장 조성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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