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후 저층 주거지 개선을 위한 '모아주택'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19일 오후 서대문구 현저동 1호 대상지를 찾은 오 시장은 주민들과 만나 새 정책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현저동 1-5번지 일대는 노후 건축물 비율 100%, 무허가 주택 비율 85%에 달하는 열악한 주거지로, 20년 가까이 방치돼 왔다. 지난 6월 모아타운 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율은 72.1%에 달하며, 오는 1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은 "모아주택과 모아타운은 개발 사각지대에 놓인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해결하기 위한 서울시의 혁신적 접근"이라며 "이제는 실질적이고 빠른 공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 7월 이후 다섯 번째 주택공급 관련 일정이다. 앞서 자양4동 재개발, 신당9구역 정비, 목동6단지 재건축, 문정동 미리내집 등을 차례로 찾았다.

◆주민들 "지네가 나올 정도"…오 시장 "금융지원 등 전례 없는 방식 도입"
이날 현장에서는 주민 간담회도 함께 열렸다. 한 주민은 "하루도 못 살겠다. 벌레들이 방으로 들어온다. 이사를 가자니 전셋값이 비싸 버틸 수밖에 없다"며 주거환경 개선을 호소했다. 오 시장은 "최대한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돈이 없어 월세 사는 사람이 많다. 세입자들이 잘 옮겨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오 시장은 "그래서 금융지원을 도입한 것"이라며 "서울시가 초기 사업비를 지원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무허가 주택 비율이 높은 현저동 지역 특성을 고려해, 조합이 세입자 손실을 보상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맞춤형 세입자 보호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제 물량보다 속도…사업 갈등 줄이고 비용 절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오 시장은 이번 발표 시점을 놓고 "그동안 물량 확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속도가 관건"이라며 "현재 모아타운 116곳, 모아주택 166곳 등 약 3만 가구의 기반이 확보됐다. 조합 설립부터 갈등을 줄이고 사업성을 보완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저동을 1호 현장으로 선택한 배경을 놓고는 "굉장히 열악한 주거환경이 상징적"이라며 "무허가 주택이 많지만, 오히려 사업 추진에 유리한 조건도 있어 신속하게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모아주택 활성화 방안'을 통해 모아주택 분담금을 가구당 평균 7000만원 낮추고, 사업기간을 최대 2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심 내용으로는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을 통한 분담금 완화 △역세권·간선도로변 용적률 상향 등으로 공급 확대 △초기 운영비·공사비 저리 융자 등 금융지원 △건축계획·관리계획 병행 수립을 통한 절차 단축 등이 담겼다.
서울시는 이 같은 지원을 바탕으로 향후 서울 전역에서 11만7000호의 모아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