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형준 기자] 올여름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비닐하우스 화재 우려가 제기된다. 폭우가 쏟아진 직후 강한 햇빛이 돋보기 효과를 일으켜 비닐하우스에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수렴화재는 총 41건으로 집계됐다. 수렴화재는 지붕에 고인 물이 볼록렌즈처럼 햇빛을 모으는 돋보기 효과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6월에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월 7건, 7월 6건, 4월 6건, 8월 5건, 9월 5건 등 수렴화재는 주로 여름철에 집중됐다. 나머지 4건은 10월과 12월, 3월에 발생했다.
장마로 물이 고인 상태에서 폭염에 달궈진 비닐하우스는 수렴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소방당국 설명이다. 무더운 여름철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 적은 열이 가해져도 화재가 쉽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여름철 비닐하우스 화재는 자칫 대형 화재와 이에 따른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비닐하우스 수렴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환기나 청소를 자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닐하우스 위에 고인 물이나 페트병, 플라스틱 조각처럼 빛을 모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치우고, 내부도 열이 축적되지 않게끔 자주 환기를 해줘야 한다"며 "비닐하우스 천막을 빛 투과율이 낮은 불투명한 소재로 사용하거나 차광막을 덮어 빛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닐하우스 지붕에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 구조를 원활하게 해야 한다"며 "비닐하우스 내부에 소화기를 설치하는 물론, 불이 붙을 수 있는 나뭇가지나 폐비닐 등 가연물은 정기적으로 수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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