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역 사고' 1주기…유족들 "사망자 탓 말고, 전면 재조사해야"
  • 정인지 기자
  • 입력: 2025.08.09 00:00 / 수정: 2025.08.09 00:00
지난해 8월9일 구로역서 30대 노동자 2명 사망
"사고 조사 유족 참여 보장하고, 철도공사시스템 개선해야"
지난해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보수 작업 중이던 30대 노동자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구로역 사고가 9일로 1주기를 맞았다. 유족들은 사고를 노동자 개인의 실수로 몰아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중간 조사 결과를 폐기하고 사고를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인지 기자
지난해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보수 작업 중이던 30대 노동자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구로역 사고가 9일로 1주기를 맞았다. 유족들은 "사고를 노동자 개인의 실수로 몰아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중간 조사 결과를 폐기하고 사고를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인지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지난해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보수 작업 중이던 30대 노동자 2명의 목숨을 앗아간 구로역 사고가 9일로 1주기를 맞았다. 유족들은 "사고를 노동자 개인의 실수로 몰아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중간 조사 결과를 폐기하고 사고를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로역 사고 유족들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과 함께 전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 모였다. 고 정석현 씨의 아버지 정기환 씨는 "이 자리가 1주기 추모제가 아니라 우리 아들 결혼식이고, 여러분이 하객으로 오신 거면 좋았겠다"며 "다신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 윤원모 씨의 아버지 윤종학 씨도 "지금도 현관문이 열리면 '엄마, 아빠'하고 원모가 달려올 것 같고, 그 아이의 웃음소리와 발자국이 집안에 가득 맴도는 듯하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무너지고 아들이 미치도록 보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8월9일 오전 2시21분께 지하철 구로역 9번 승강장 인근 선로에서 선로 위 전차선을 보수 작업 중이던 모터카가 옆 선로를 점검하던 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모터카에서 작업 중이던 코레일 소속 정석현 씨와 윤원모 씨가 목숨을 잃었다.

윤 씨는 "원모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과 군대까지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잘 자라주었고 마침내 국내 최고 공기업으로 불리는 코레일에 입사했다"며 "밝은 미래를 꿈꾸던 아이가 코레일이 정상적으로 작업을 승인한 그 곳에서 다신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사고 이후 코레일과 항철위는 시스템 개선은 외면한 채 작업자 개인의 책임이라며 사망자를 탓했다"며 "철도 사고를 조사할 권리가 없는 유족은 진술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나 항철위가 주는 정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항철위의 존재 목적은 사고의 진상을 정확히 조사해 재발을 막는 것"이라며 "개인의 탓으로만 돌린다면 이 비극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38세, 항철위 조사보고서에 적힌 정석현의 나이다. 우리가 아는 석현이의 나이는 38세가 아니라 32세"라며 "항철위는 조사보고서가 아닌 오답노트를 작성했고, 오답노트가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알 리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항철위는 사고를 전면 재조사하고 유족과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라"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현행 철도공사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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