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형준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우체국본부)는 3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기 오산 우체국 소속 집배원 A씨의 극단적 선택 시도가 간부의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경질을 촉구했다.
우체국본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1일 배달 업무를 마친 뒤 유서를 남기고 경기 오산시 오산천 남촌대교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가 출동한 경찰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서에는 "집배실장님이 저를 표적으로 삼아 계속 제 구역을 감사하시니 앞으로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체국본부는 "A 씨가 폭염, 폭우가 교차하는 극한의 노동 환경에서 팀에서 2명이 빠져 이들의 업무를 대신했고 매일 1시간씩 초과 근무를 해왔다"며 "그러나 집배실장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A 씨 배달구역을 불시 점검한 뒤 반송함을 수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등 표적성 점검을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배실장은 A 씨에게 접수된 민원 내용을 전달하지 않아 A 씨가 민원인의 항의를 직접 받는 등 곤란을 겪은 일도 있었다"고 했다.
우체국본부는 "사고 직후 오산 우체국 국장에게 집배실장 경질을 요구했으나, 국장은 '실장에게 잘 이야기 했으니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실장을 옹호했다"며 "또 우체국 국장은 A 씨가 문제 있는 사람처럼 묘사하는 2차 가해성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배인력 확충 및 휴가자 몫을 대신 배달하는 겸배 제도를 즉각 없애야 한다"며 "근본적인 조사 및 집배실장을 경질과 우체국 국장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체국본부는 이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 근무 환경 개선 및 집배실장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더팩트>는 집배실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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