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은 11일 성명을 내고 "지속되는 폭염 속에서 옥외 노동자들의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며 "정부는 더 이상 폭염 속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노동자의 생명권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인천 계양구 맨홀 아래에서 측량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 A 씨가 사망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경북 구미시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던 20대 베트남 국적 이주노동자 B 씨가 숨졌다. 앉은 채로 사망한 B 씨의 체온은 발견 당시 40.2도로 알려졌다.
안 인권위원장은 "폭염은 이제 계절적 현상을 넘어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적 위험 요인이 됐다"며 "특히 옥외에서 근무하는 단순 노무 종사자들은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질병관리청의 2025년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보면 온열질환 사망자의 80% 이상이 옥외에서 발생하고,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가 21.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충분한 수분 공급, 시원한 휴식 공간 제공, 작업시간 조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권위도 올해 건설노동자, 플랫폼노동종사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농수축산업 종사자 등 다양한 영역의 노동자들이 혹서기에 건강권을 폭넓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옥외 노동자들의 휴게권·위생권 보장 실태를 면밀히 살피고, 제도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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