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법원이 서울에 마지막으로 남은 집창촌인 일명 '미아리 텍사스촌'의 재개발을 위해 2차 강제 철거에 나섰다. 강제 철거 이후에도 재개발 조합과 철거민 등과의 충돌이 이어졌다.
9일 성북구청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전 11시40분까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텍사스촌 철거민 등에 대한 명도집행을 실시했다. 지난 4월 1차 명도집행 이후 강제 철거에 다시 나선 것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지난 철거와는 다른 업소다. 현장에는 업주가 부재중이라 별도의 충돌 없이 이행이 됐다"며 "재개발 조합에서 철거민들에게 퇴거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계고를 계속 보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조합 측은 명도집행이 종료된 낮 12시20분께 일대 범죄 예방을 위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시도했다.
미아리 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이주대책위) 등은 이를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재개발 조합원, 용역업체와 크고 작은 몸싸움을 벌였다. 다행히 경찰에 체포되거나 부상을 입은 이들은 없었다.
이주대책위 관계자는 "재개발 구역에서 내부에 드나드는 사람이 없는지 감시하기 위해 철거 진행 전 CCTV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면 내부는 고립돼 저항하기 어려워진다"며 "성노동자 철거민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항의했다.
미아리 텍사스촌이 있는 신월곡 1구역은 지난 2023년 11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공식적으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재개발을 위한 부분 철거가 시작됐다.
법원은 지난 4월16일에도 미아리 텍사스촌 철거민 2명에 대한 명도집행을 실시했다. 강제 철거에 반대하는 이주대책위는 다음날인 지난 4월17일부터 성북구청 앞 인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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