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3주년] 박준희 관악구청장 "청년이 구민 40%…미래가 동 트는 도시로"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5.06.02 00:00 / 수정: 2025.07.23 14:22
청년·창업·힐링 삼박자… 미래 밑그림
"베드타운서 벤처타운…'힐링·정원 관악'
벤처도시 완성·구민 부응위해 3선 도전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관악구가 청년 중심의 창업 생태계 조성과 함께 도심 속 힐링 공간 확장이라는 두 축으로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민선 7·8기에 걸쳐 구정을 이끌어온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S밸리와 정원도시 관악을 통해 청년과 주민 모두가 미래를 체감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구청장은 지난달 26일 집무실에서 진행한 <더팩트>와의 민선 8기 3주년 인터뷰에서 "관악구를 미래가 가장 빨리 오는 도시, 동이 가장 먼저 트는 도시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관악구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 잡은 ‘관악S밸리 2.0’은 박 구청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꼽는 성과다. 서울대와 청년 인재를 바탕으로 한 창업 생태계는 창업보육 인프라 18개소, 입주기업 600여 개, 고용 인원 약 3000명으로 성장했다. 자치구 최초로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에 참가해 다수 기업이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진출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를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오는 7월 1일, 중소벤처진흥원 설립도 앞뒀다.

‘청년 수도 관악’을 표방한 청년 정책 역시주목을 받고 있다. 청년 전담 부서를 서울시 최초로 ‘청년문화국’으로 격상하고, 예산을 대폭 늘려 청년청, 쓰리룸 등 공간 지원과 정책 기획 참여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초 관악구는 수도권 유일의 청년친화도시로 선정됐으며, 타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협조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관악구가 집중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정원도시’다. 도심에서 가까운 관악산 일대를 중심으로 ‘관악산공원 24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꽃길, 장미정원, 물놀이장 등 힐링 공간을 확장 중이다. 특히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보라매공원에서 개최되는 것을 계기로, 도시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남은 임기와 차기 구정에서도 ‘직접민주주의 실현’과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83.8%의 공약 이행률과 80% 넘는 구정 만족도는 구민의 신뢰 덕분"이라며, 3선 도전 의지도 밝혔다. "행정의 연속성과 추진력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7기·8기에 이어진 사업이 많다. 8기 정리 단계에 들어가는 시점인데, 그동안 가장 자랑스러운 사업은.

단연코 '관악S밸리 2.0'이다. 서울대가 속한 관악구는 청년인구비율이 41.4%로 전국 1위지만,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다. '청년'과 '서울대'를 기반으로 '벤처 창업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민선 7기부터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고 '관악S밸리'를 조성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현재는 창업 인프라 시설 18개소를 구축, 238개 창업기업과 1300여 명의 인재가 활동 중이다. 중기부 인증 벤처기업도 200개를 넘었으며, 벤처기업으로 인증받지 못한 창업기업까지 포함하면 600여 개 기업, 3000명이 일하고 있다.

-국내 자치구 최초로 CES 참가에 이어 전문 기관도 설립한다는데.

관악S밸리 기업들은 CES에서 여러 차례 혁신상을 수상하며 해외 진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8개 기업 중 2곳이, 올해는 10개 기업 중 4곳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젠 입소문이 나면서 관악이 벤처기업들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관악S밸리' 정책을 지원하고 관내 중소·벤처기업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 진흥 전문기관인 '관악 중소벤처진흥원'은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현재는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진흥원이 출범하면 S밸리 기업을 전문적으로,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된다. 앞으로 관악구는 '관악S밸리'를 통해 미래가 가장 빨리 오는 도시, 동이 먼저 트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청년 정책도 관악의 대표 브랜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관악구는 청년이 41.4%나 차지한다. 민선 7기 때는 '청년정책과'에서 출발했고, 민선 8기 들어서는 아예 '청년문화국'으로 확대했다. 이는 서울시 최초로 신설한 것으로, 청년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도 확대되면서 청년만을 위한 예산도 민선 7기 5400만원에서 민선 8기 236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2월에는 '청년친화도시'로 선정됐다. 수도권 중에선 관악구가 유일하다.

-'청년친화도시'로 선정된 비결은 무엇인지.

지난해 4월 구의 도시브랜드(BI)를 '청년 수도 관악'으로 변경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청년 정책을 추진했다. 청년을 의사결정 주체로서 지역사회와 공공정책 과정에 참여시키고,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공간을 조성했다. 청년 종합활동 거점공간인 '신림동 쓰리룸'이라는 공간을 청사로 전환했고, 봉천동 지역에는 130억원을 들여 '관악청년청'도 만들었다. 청년들이 직접 운영하고,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요즘은 다른 도시들이 매주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다. 청년정책을 교류하고 청년친화도시 조성 노하우를 배우려는 자치구들의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은 충분한 편인가.

서울시는 관심이 있지만 중앙정부는 부족했다. 청년친화도시로 선정돼도 정부 지원은 10억원 정도가 전부다. 정부도 관심을 가져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청년 정책에 대한 관심도 오히려 지방자치에서 먼저 시작했다.

-남은 1년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둘 사업은.

물론 관악S밸리 완성과 청년 정책은 계속 이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요즘은 삶 속에서 최고의 가치는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힐링·정원도시 관악'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창문을 열면 꽃과 나무가 보이고 물이 흐르는 정원 도시로 갖춰가고 있다. 도심 가까이에서 주민들이 언제든지 자연과 문화 혜택을 폭넓게 누리며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관악산공원 24 프로젝트'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파크골프장, 축구전용구장 등도 만들었다. 구민들이 소통하고 땀을 같이 흘리면서 행복감을 느끼지 않겠나. 꽃길, 장미정원, 바람숲길, 별빛내림천 등 정원형 공간도 조성해 일상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개장한 '관악산 어린이 물놀이장'도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학부모들이 '캐리비안베이'를 안가도 되겠다고 말할 정도의 후기를 들려줘 뿌듯했다.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관악구 인근인 보라매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보라매공원에서 열린다해서 귀가 솔깃했다. 보라매공원은 동작구 관할이지만, 실제로는 60% 관악구민 이상이 이용한다. 이번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우리 구가 추친해 온 힐링·정원도시 정책과 시너지를 이루며, 관악의 도시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리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람회장으로 향하는 난곡로, 남부순환로, 봉천로, 신림역과 연결되는 별빛내린천 일대에 걸이화분과 사계절꽃길, 테마정원을 조성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실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지난해 연말 12·3 비상계엄 사태 등 시국이 시끄러웠다. 격동의 시절을 겪고 있는데.

코로나 팬더믹 시절처럼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로 '민생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 때 같이 위기 상황을 잘 대처해서 극복해야겠다는 의지로 관악구 뿐만 아니라 전 지자체들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관악구는 코로나 극복의 모범적 사례로 영국 BBC방송에 방영이 된 적이 있다. 지난 코로나 시절처럼 '민생경제'가 어려운 만큼 이에 집중하고 있다. 경제는 돈이 돌아야 살아난다고 보고 '관악사랑상품권' 200억원을 발행했다. 어떻게든 '골목 상권'을 살려내기 위해 사업을 조기에 집행해서 민생경제를 품는 포용정책을 우선시했다.

-다음달이면 새정부가 들어선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바라는 점은.

'지방 분권'이 아쉽다. 지방자치 실현의 완성은 주민이 주도하는 '직접 민주주의'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려면 적어도 권한들을 충분히 줘야 한다. 입법자치 현실만 봐도 서울시 조례도 넘어설 수 없다. 국장 한 명도 개방형으로 뽑으려해도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선 입법, 조직, 재정 자치가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 새 정부는 '지방자치', '지방분권'을 확실하게 구현해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했으면 좋겠다. 특히 명칭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지방정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권한을 대폭 이양해서 주민이 주도하는 '지방자치의 완성', 직접민주주의 플랫폼 속에서 지방자치가 완성되면 좋겠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야당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었는데 재선에 성공한 비결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갔고, 또 성과 역시 냈기 때문에 지지해주고 신뢰를 해주셔서 재선에 성공했다고 본.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 등 관악구 행정의 중심에서 의정활동을 했고, 구청장 4년을 지내면서 코로나 등과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한 점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을까. 94.5%로 꽤 높은 공약이행률도 보였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할 계획인지.

그렇다. 낙성대역 인근에 20개의 창업공간 및 실험실 등을 갖춘 '창업 히어로(HERE-RO) 1'을 조성 중이고, 옛 289번 종점 부지에는 '서울창업허브 관악' 조성을 위한 사전절차를 이행 중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대개 2028~2029년 정도 완성된다. 관악구를 미래 먹거리 산업인 '벤처 창업도시'로 완성시키기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구정 만족도가 80% 이상 나오고 있어서 구민 신뢰에도 부응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구민에게 남길 말은.

그동안 다양한 주민 숙원사업 해결과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 민선 8기 관악구 공약사업 이행률은 83.8%를 달성했다. 외부 재원 확보에도 주력해 2192억원을 확보했다. 또한 해마다 실시하는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도 10명 중 8명이 '구청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해주고 계신다. 그동안의 노력이 하나 둘 성과로 이어지고, 구민들이 이를 체감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구민들이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모두가 행복한 관악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박준희 관악구청장 프로필

△1963년생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8대·제9대 서울시의회 의원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 정책자문위원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서울 공동대표 △민선7·8기 관악구청장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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