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 자치구들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기술 등을 접목한 취약계층 돌봄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건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거나, 일정 기준 이하의 활동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알림을 보내는 방식 등 '스마트 돌봄'은 기존의 인력 중심 돌봄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며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IoT 기기·생체신호 센서로 건강 모니터링
서울의 여러 자치구는 IoT 기술을 활용하여 고독사 위험이 있는 가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1일부터 스마트 돌봄 시범사업인 '방방곳곳 케어온(ON)'을 시작했다. '방방곳곳 케어온'은 비접촉식 생체신호 레이더 센서를 대상자 가정 내 안방, 거실, 화장실, 현관 등에 가구당 최대 3개까지 설치해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센서는 대상자의 생체신호를 2~5m 거리에서 감지할 수 있다. 대상자의 심박수, 호흡수, 체온, 낙상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이 시스템은 건강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동주민센터로 비상 알림을 전송하고, 즉시 대응하여 고독사를 예방한다. 구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로 건강상 위험징후 발생이나 응급상황에 대비하고자 도입했다"며 "사업을 추진하며 효과성과 실효성을 평가해 지속·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천구도 '약자와의 동행 위드유 프로젝트' 일환으로 저소득 중장년 1인 가구 7090가구에 대해 '스마트안전망'과 인적 안정망을 연계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있다. '스마트안전망'은 위험단어를 감지해 긴급상황 발생 시 119에 연결하는 'AI 스피커', 전화 수신 여부 및 통화 내용을 분석해 안부를 확인하는 'AI 안부확인서비스', 전력 소비량과 조도 변화량을 감지하는 '스마트플러그'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다. 복지플래너, 통통희망나래단, 복지통장 등 인적 안전망도 촘촘히 연결해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기술로 비대면 안부 확인…운동량도 체크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안부 확인 서비스는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포구는 이달부터 사회적 고립 가구의 안전 확보와 고독사 예방을 위한 '마포 안심 똑똑! 모바일 안심케어 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마포 안심 똑똑! 모바일 안심케어 서비스'는 모바일 앱, 휴대전화 수·발신 이력, IoT 기기(문 열림 센서, 스마트 플러그)를 활용해 가구의 생활 패턴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자동으로 안부 전화를 발신한다. 이 방식은 대상자의 반응이 없을 경우, 동 주민센터가 직접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강남구도 전국 최초로 스마트폰 걷기 앱을 활용해 고립 위험에 놓인 청년과 중장년 1인 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는 '은둔 고독사 위험가구 세상밖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구는 하루 걸음 수가 0보이거나, 이틀간 200보 이하로 측정되면 자동으로 관제센터에서 안부 전화를 실시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활동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대상자의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가 안부 확인 전화…감성까지 겸비
서대문구는 기존의 IoT 기기와 AI 기반 안부 확인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여, 감성대화형 AI 안부 확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명절이나 한파 등 특별한 시기에 맞춰 감성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대상자의 정서적 안정감을 돕는다. 또한, 전력 소비량과 휴대폰 사용 패턴을 분석해 급격한 변화가 있으면 AI 안부 전화나 카카오 알림톡을 자동으로 보낸다.
금천구는 전국 최초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활용한 '온기ON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대상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읽음 여부로 안부를 확인한다. 대상자가 메시지를 읽지 않으면, 전문 상담사가 전화를 걸어 상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는 구청과 동주민센터에 전달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이 방식은 전화나 방문을 기피하는 대상자에게 간섭을 최소화하면서도 효율적인 고독사 예방이 가능하게 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고독사는 개인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의 연대 부족에서 비롯된 사회적 문제"라며 "1인 가구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 만큼 이와 관련한 정책들을 꼼꼼히 살피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