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 자치구들이 청년층 유입과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일자리, 주거 지원 등 실생활 밀착형 사업을 중심으로 청년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14일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시 전체 인구 중 청년 만 20~39세 인구는 275만4015명이다. 서울시 전체 인구(928만8119명)의 약 29.65%를 차지했다.
각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청년 절대 인구 수는 관악구가 19만4238명으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 18만7360명, 강서구 17만3154명, 강남구가 14만5543명으로 뒤를 이었다.
인구수 대비 청년 비율로 살펴보면 역시 관악구가 40.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영등포구(34.35%), 광진구(33.99%), 마포구(33.82%) 등 순으로 집계됐다.
청년 인구수와 비율이 가장 적은 곳은 각각 중구(3만8170명)와 양천구(24.03%)였다.
이같이 정도 차이는 있지만 청년 비율이 30%에 못 미치는 자치구가 25개 중 14개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에 자치구들은 청년층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역 맞춤형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청년의 주거 안정과 경제적 자립을 위한 사업부터, 창업 지원·심리 상담 등 청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청년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무료 건강검진부터 전월세 피해 예방까지
자치구들은 청년들의 일상과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복지 정책을 마련 중이다.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올해 처음으로 1인 청년 가구를 위한 무료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관내 19~39세 청년 1인 가구는 연 1회 보건소에서 기초검사와 혈액·소변검사 등 총 52개 항목의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1대 1 건강 상담과 지속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연계 제공되며, 별도 예약 없이 금식 상태로 보건소를 방문하면 검진이 가능하다.
송파구(구청장 서강석)는 청년층의 전월세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1인 가구 전월세 안심계약 도움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주거안심매니저가 집을 구하는 전 과정을 동행하며 상담과 시세 제공, 계약서 검토까지 돕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이 서비스의 이용자 중 89.9%가 청년층이었으며,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올해부터는 야간과 토요일에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
광진구(구청장 김경호)는 기존 복지 제도로 보호받기 어려운 위기 청년들을 위한 긴급지원 사업 '광진 온(溫)잇다'를 운영하고 있다. 해고, 질병, 재난 등 돌발 상황에 처한 19~39세 청년에게는 생활비, 의료비, 월세, 법률상담 중 하나를 1회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하며, 민관 합동 심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동작구(구청장 박일하)는 전국 최초로 청년 식비 지원사업을 한다. 동작구는 1인 가구 청년들이 학업, 취업 준비 등으로 결식하거나 편의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 한 끼에 3000원씩 월 6만원을 지원한다. 각종 어학·자격증 응시료는 물론 전국 최초로 국가자격증 취득축하금까지 지원한다. 지원 분야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비롯해 토익, 스널트, 오픽 등 어학 31종과 국가기술자격증 540종, 국가전문자격증 248종, 국가공인민간자격증 96종이다. 또한 국가자격증 취득축하금의 경우 1인당 1회, 종류 및 난이도에 따라 50만원 내에서 동작사랑상품권으로 차등 제공한다.
◆청년 공간·자금까지…창업 돕는 로컬 정책
청년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할 수 있도록 창업 환경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을지유니크팩토리 내에 청년 전용 복합 공간인 '청년카페'를 조성하고,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 해당 공간에서는 취업 준비 프로그램은 물론 심리 상담, 사회초년생 교육, 네트워킹 기회 등이 제공되며, 반려동물 활동가 양성과정이나 IT 실전 프로젝트 등 전문 직무 교육도 함께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금천구(구청장 유성훈)는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금천청년꿈터’를 중심으로 한 7가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제품 개발 고도화, 문제 해결형 컨설팅, 홍보비 지원, 판로 개척, 스타트업 대상 멘토링, 외부 교육 및 특강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최대 6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금액은 각 사업 평가 점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자격증부터 멘토링까지…자치구별 실전 취업 지원
청년들의 사회 정착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자치구별 취업 지원 정책도 속속 시행되고 있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미취업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학시험과 자격시험 응시료를 지원하고 있다. 토익, 오픽,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각종 국가자격시험 응시료를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하며, 기존 수혜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재신청이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608명이 이 사업에 참여했고, 그중 55명이 실제 취업에 성공했으며, 만족도는 99%에 달했다.
구로구(구청장 장인홍)는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또래 청년 간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IT, 예술, 회계,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경험을 보유한 청년 멘토 15명과 멘티 15명을 선발해 1대 1 매칭하며, 그룹 면접을 거쳐 최종 선정된다. 정기 상담뿐 아니라 실전 모의면접, 자기소개서 첨삭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된다.
도봉구(구청장 오언석)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실용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스피치 역량 향상을 위한 '스피치 101', 포트폴리오 제작을 돕는 '노션 활용법', 실무 중심의 '엑셀 교육' 등 3종 교육을 진행하며, 음악 창작자 대상 지원 사업인 'OPCD(오픈창동) 랩'도 함께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기획 및 실행 컨설팅, 장비 대여, 홍보 지원까지 음악 창작 활동 전반을 돕는다.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특별한 사유 없이 구직이나 취업 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성장동행 청년카페' 사업을 시행 중이다. 구 직영 청년센터 6곳을 거점으로 진로 탐색, 취업 역량 강화, 청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초기 상담부터 맞춤형 진로설계, 사회초년생 대상 교육까지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