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대규모 유급 처리 시한을 앞두고 의과대학 학생 88%가 수업 복귀를 원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 의대생 수업 참여율인 20%대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생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과 복귀 시 불이익, 실습 차질 우려 때문에 수업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29일 전국 의대 학장들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함께 의대생 수업참여 의향 익명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수업 복귀에 찬성한다는 학생은 응답자의 87.9%에 달했다. 설문조사는 40개 의대에 공문을 보내 학년별로 재학생 대상으로 25일부터 1~3일 간 실시됐다. 결과는 조사가 완료된 28개 대학 중 24개 대학에서 제공된 내용을 바탕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1만1889명으로 응답률은 64.5%였다. 응답자 7673명 중 6742명이 '복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의 56.7%, 응답자의 87.9%에 해당하는 수치다. 학년별 구분이 있는 13개 대학의 경우 응답자 조사 대상 6504명 중 3869명이 응답했고, 응답자 중 3180명이 복귀에 찬성했다. 조사대상 중 복귀 찬성비율은 48.9%, 응답자 중 찬성 비율은 82.2%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수업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 수가 실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수보다 2~3배 많은 것을 확인했다"며 "학생들이 서로의 의사를 확인한 이번 설문조사가 수업 복귀의 계기가 될 수 바란다"고 기대했다. 교육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학생 및 학부모와 공유하고 향후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사 운영에 참고할 계획이다.
대부분 의대 본과 4학년 유급시한은 30일까지다. 교육부는 '올해 학사 유연화 가능성은 0%'라고 강조해온 만큼 수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오후 의대생과 비공개로 만나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만남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의대생 5명이 참석했다.
이 부총리는 "유급 시한을 앞두고 아직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이 적지 않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의료정책에 대해 정부와 학생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의대생 10여명과의 첫 공식 만남에서 "의학교육 정책을 결정할 때 의대생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의학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간담회 내용에 대해 "의대생들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의견과 함께 의대 특성 상 위계적이고 공동체적인 문화 속에서 복귀 시 낙인효과를 우려했다"며 본과 3·4학년 임상실습과 관련해 전공의가 실습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만큼, 전공의 미복귀 상황에서 실습 차질을 걱정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