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가 금천구 호압사 일대 전통 사찰 소유의 산림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호압사 사찰림 산림여가공간'으로 조성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사찰림을 공유숲으로 조성한 첫 사례다.
29일 시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호압사와의 토지 무상사용계약을 통해 1500㎡(453평)의 사유지가 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으로 개방된다.
공유숲은 신도와 수행자들의 전유 공간이었던 사찰림을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된 생활권 숲이다. 시민 누구나 자연을 누리며 치유와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조성했다.
시 내에 산림 중 약 46.6%가 사유지로, 공공녹지 확보에 어려움이 큰 가운데 도심 인접 사찰림을 시민 생활권 녹지로 전환해 정책적 의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예산을 들이지 않고 부지를 확보함으로써 공공성과 예산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했다.
호압사 사찰림 산림여가공간은 접근성이 뛰어난 서울둘레길 12코스(관악산공원 입구→호압사→석수역)와 호암산 주 등산로 입구에 위치했다. 공원녹지 비율이 낮은 서남권에서 실질적인 녹색 복지 공간으로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등산로 중심의 단순 루트형 시설에서 벗어나 시민에게 쉼과 치유,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조성 공간은 △숲속 명상 쉼터 △산림문화 무대 △어린이 숲체험 공간 △조망 쉼터 등 네 테마공간과 △기와정원 △초화정원 등 두 테마정원으로 꾸며졌다.
는 오는 7월 강북구 북한산국립공원 내 화계사 사찰림에 '치유의 숲길'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어 생태·문화적 가치가 높은 사찰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민 접근이 가능한 공유형 산림 복지 공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이번 사찰림 공유숲 사업은 사찰과의 협력을 통해 도심 속 사유림을 시민과 공유하는 첫 사례로, 서울시 산림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과 치유를 누릴 수 있는 산림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