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매해 결혼식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예식장이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예비부부가 직접 '커스텀' 가능한 예식장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실리와 감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실제로 인기 예식장으로 꼽히는 강북 북서울꿈의숲, 성북 예향재는 2026년까지 모두 예약이 마감돼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올해 공공 예식장을 예약한 예비부부는 지난 15일 기준 총 218쌍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공 예식장이 처음 운영된 2023년(29쌍)보다 약 7.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예식장 대관료는 물론, 꽃값·식대·비품 운영비 등 결혼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예비부부들이 비교적 실속 있는 공공 예식을 대안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2023년부터 서울형 공공예식장 사업을 운영 중이다.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인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 내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해 예비부부의 결혼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비부부 중 한 명 이상 서울 거주자이거나 생활권자(서울 소재 직장인·재학생 포함)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예식 장소는 지난 1일 기준으로 총 25개(야외 18개, 실내 7개)다. △북서울꿈의숲 △예향재 △선유도 공원 △매헌시민의 숲 △서울시립대 자작마루 등이다.
2027년까지 예약이 어려운 공공예식장도 있다. 대표적으로 야외 예식장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와 한옥 웨딩이 가능한 성북구 예향재다. 지난해 106쌍 중 43쌍(41%)의이 북서울꿈의숲에서 웨딩을 올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25개 예식장 중 강북 북서울꿈의숲은 2026년 8월 셋째 주와 넷째 주만 예약이 가능하고, 성북 예향재는 내년까지 예약이 전부 마감돼서 2027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 공공예식장의 경우 대관비가 무료이거나 저렴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자치구 소유인 강북 북서울꿈의숲(50만원)과 은평역사한옥박물관(7만70000원)를 제외하면 대관료는 모두 무료다. 비품비도 100만원가량 지원 받을 수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발표한 '2024 결혼비용 리포트'에 따르면, 예식장 대관료만 평균 990만 원에 달했다.
다만 시 공공 예식장의 경우 야외 예식에 따른 커스텀 웨딩이 대다수라 일반 웨딩홀보다 가격 혜택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공공 예식장 표준 가격안에 따르면 꽃 장식, 식대 등에 따라 △실속형 959만원 △기본형 1115만원 △고급형은 1321만이다. 꽃 장식은 조화와 생화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150만~350만원이다. 식대 1인당는 5.5만~6.5만이다. 공공예식장 자작마루의 경우 예식 인원 200명(생화, 일반 뷔페) 기준으로, 2131만 원 이상의 예식비용이 예상된다.
서울마이웨딩에 올라온 후기에 따르면 북서울 꿈의숲에서 식을 올린 한 부부는 "일반 웨딩홀과 비교하면 비용이 별 차이 없지만 야외 커스텀 웨딩과 비교하면 비용에 아주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립대 자작마루를 이용한 또다른 부부는 "일반 웨딩홀과 비교했을 때 거의 비슷한 가격의 비용"이라며 "공공장소를 대여해주는 만큼 결혼식 비용이 많이 절감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꽃 장식비, 소품 대여비 등을 계산하니 웬만한 웨딩홀과 비슷한 금액이 나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