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의대 정원 원위치로…'트리플링' 우려 해소는 불투명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04.17 15:42 / 수정: 2025.04.17 15:42
의대생 복귀율 25.9%인데 모집인원 증원 전으로
이주호 "이미 한달 새 긍정적 변화…가속화 할 것"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조정안을 발표를 앞두고 인사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조정안을 발표를 앞두고 인사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정부는 17일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확정했다. 24·25학번 동시교육 등 증원에 따른 교육이 차질 없이 운영될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정부는 '0명 증원' 결정이 의대생들의 추가 복귀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실제로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수업) 우려 등을 해소할 만큼 의대교육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모집인원 조정 방향'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전 2024학년도 입학 정원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리핑에는 이 부총리,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단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해우 동아대 총장,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 이사장,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총리는 '의대 모집인원을 되돌리면 학생들이 돌아오겠느냐'는 질문에 "지난달 7일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증원을 철회한다는) 발표 이후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3058명이 아니라 더 많은 숫자를 정한다면 지금까지 같이 노력을 해왔던 의료계나 의대 쪽에서 많은 실망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가 지금 가장 집중해야 될 것은 의학교육의 정상화이고, 의학교육이 정상화해야 의대 증원 효과도 발휘될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복귀) 수준이 미진하지만 총장들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현장의 긍정적 변화를 계속 가속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의대 모집인원에 변동이 생기면서 2년 연속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야기한 상황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다음 정부로 넘기자는 의견들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불확실성과 학부모·학생들의 피해도 커질 것"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조정안을 발표를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조정안을 발표를 마친 뒤 브리핑실을 나서고 있다. /임영무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평균 수업 참여율은 전날 기준 25.9%에 불과하다. 예과생의 수업 참여율은 22.2%, 본과생은 29%다. 의대생들이 제적을 피하기 위해 등록과 복학은 마쳤지만 상당수는 수업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4·25학번이 대규모로 유급되면 내년에는 3개 학번이 예과 1학년 수업 대상이 되는,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 수업)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도 동시 교육 대상이 1만명이 넘는 '트리플링'은 대학의 교육 여건과 장기적인 의사 배출 시스템 등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 총장은 "과반 이상인 60~70, 80%가 돌아올 경우 24·25학번과 26학번을 합해 더블링에 못 미치기 때문에 트리플링 걱정은 없다는 것이 의대 총장들과 학장들, 교수들의 생각"이라며 "의대생들이 정말 4월 이내에는 반드시 50% 이상 돌아올 것이고, 학생들과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부실교육 우려에 대해서는 "40개 대학 모두 24·25학번을 분리해 교육하는데 시설이나 교수진 등이 충분히 준비됐다고 판단한다"며 "의학교육평가원도 이미 교육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도 "교육기간이 6년에서 5.5년으로 줄어든다고 해서 교육과정 내용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계절학기 등을 통해 필요한 교육을 다 받게 할 것이고 의사 국가고시, 수련의 모집일정 등도 복지부와 협의를 마친 사항"이라고 보탰다.

교육부가 의대 모집인원을 확정하면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이를 반영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제출하게 된다. 2026학년도에 한해 대학에서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시행령 개정은 5월 중 마무리 될 예정이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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