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성은 기자] 한진택배가 주 7일 배송 서비스 시행을 앞둔 가운데 택배 노동자 88%는 주 7일 배송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노동자들은 "노조를 속이고 무시한 채 강행되는 주 7일 배송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1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지난 14~15일 한진택배 노동자 10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8.4%(966명)가 "주 7일 배송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1093명 중 택배노조 조합원은 297명(27.1%), 비조합원은 797명(72.9%)이다.
반면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127명(11.6%)이었다. 이 중 82명은 "참여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주 7일 배송제 취지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25명에 불과했다.
특히 '주 7일 배송제가 진행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3.98%(918명)가 "과로사 위협 및 건강 악화"를 들었다. '가족과의 갈등'은 55.71%(609명), '공휴일 물량 분산에 따른 수익 감소'는 32.75%(358명), '기사들 이직 증가'는 26.53%(290명)였다.
택배노조는 "이미 대리점들에게 '4월27일부터 시행' 등 일방적인 지시가 하달됐다"며 "대리점은 '우리도 방법이 없다', '나도 싫지만 해야 한다', '항의는 본사 가서 하라'며 택배 노동자들에게 휴일 배송을 위한 조 편성을 강요하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불참 시 용차비를 물리고 페널티를 매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반대와 걱정도 모두 무시한 채 '묻지마 강행' 하는 한진 원청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주 7일 배송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지만 그 속에서 택배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