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학교 급식 노동자 신규 채용 미달률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으로 인력이 유출이 심한데다 신규 유입마저 줄면서 학교 급식 붕괴가 우려된다 입을 모았다.
16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에서 2025년 상반기 신규 채용 미달률은 평균 29%다. 서울이 84.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울산(56.8%), 제주(55.3%), 인천(33.3%), 충북(33.1%) 순으로 미달률이 높았다.
반면 자발적 퇴사자 비율은 지난 2022년 56.7%에서 2023년 57.5%, 지난해 60.4%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입사 후 6개월 이내 퇴사자 비율도 2022년 17.3%, 2023년 18.9%, 2024년 22.8%로 증가했다.
이에 학비노조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조합원 684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 급식실 신규 채용이 미달되고 결원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96.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신규 채용이 미달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고강도 노동'(59.9%), '낮은 임금'(19.9%), '방학 중 무임금'(16.7%)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94.5%는 '노동 강도가 어떻냐'는 질문에 '강하다'고 말했다.
급식 노동자 1인당 담당해야 하는 인원(식수 인원)은 '100명 이상~150명 미만'이 60.5%였다. 이어 '100명 미만'(21.4%), '150명 이상~200명 미만'(8.6%) 순이었다. '250명 이상'이라고 대답한 비율도 8.0%에 달했다.
급식 노동자들은 '지난 1년간 손, 팔, 어깨, 허리, 무릎 중 어느 한 부위에서라도 통증이나 불편함을 1주일 이상 지속적으로 느낀 적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99.2%가 '예'라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92.1%는 1년 새 의료기관에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재해의 위험이 이전보다 증가했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설문에는 66.4%(4549명)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동일하다'는 응답은 27%, '줄었다'는 응답은 6.5%에 그쳤다. 산업재해의 위험이 늘어났다고 선택한 이유로는 '고강도 노동' 때문이라는 응답이 75.6%에 달했다. 이어 '정원 자체 부족'(15.5%), '결원 발생'(4.4%), '신규 채용 미달'(3.0%) 등을 꼽았다.
배지현 학비노조 대전지부 글꽃중학교 분회장은 "미역 5㎏를 불리면 50㎏가 된다. 혼자 자르는 게 너무 힘들어 자른 미역으로 부탁했으나 거절당해 그날은 미역 없는 미역국이 나갔다"며 "된장, 고추장은 14㎏을 한 손으로 들어 양념을 만든다. 무거운 식재료로 인해 우리 몸은 여러 질병과 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학비노조는 "학교 급식은 집단 급식을 하는 공공기관의 평균보다 많게는 3배까지 많은 식수 인원을 담당하고 있다. 당연히 노동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이제는 폐암 산업재해까지 학교 급식실을 덮치고 있으며 저임금에 줄퇴사를 하고 있다"며 "학교 급식실에 적정 인력을 배치하고 급식 노동자 처우 개선을 통해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