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자택 복귀에 한남동도 서초동도 '시끌'…"파면 승복 못해"
  • 조성은, 송호영, 정인지 기자
  • 입력: 2025.04.11 20:26 / 수정: 2025.04.11 20:26
윤 지지자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
반대 측은 '윤석열 사형', '김건희 구속' 피켓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에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조성은·송호영·정인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를 떠나 자택으로 거처를 옮긴 11일 시민들이 거리에 나오면서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의 영웅"이라며 눈시울을 붉힌 반면, 반대하는 시민들은 "내란범이 돌아왔다"고 규탄했다.

이날 오후 5시9분께 윤 전 대통령이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에서 손을 흔들며 나오자 관저 입구에 있던 지지자들은 "윤 어게인(Yoon Again)", "사랑한다"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전부터 관저 앞에 모이기 시작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 5시께 경찰 비공식 추산 1500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사기 탄핵 불복한다'는 피켓을 들었다.

20대 지지자 10여명은 윤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포옹을 나눴다.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윤 전 대통령이 잠시 멈춘 뒤 다시 인사하자 한 지지자는 '한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메이크 코리아 그레잇 어게인'(Make Korea Great Again)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를 건넸다. 윤 전 대통령은 빨간 모자를 쓰고 오후 5시15분께 다시 차량에 탑승해 이동했다.

이날 자택이 있는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에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윤카 사랑합니다', '윤카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피켓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님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다"고 외쳤다.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못 믿겠다. 계약직으로 입사해 선관위를 장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오후 5시29분께 윤 전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에 도착하자 양쪽 인도에 있던 지지자 300여명은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고 피켓과 태극기를 머리 위로 흔들며 환호했다.

극우 성향 유튜버로 알려진 '벨라도' 대표 안정권 씨는 "다른 구호는 필요 없다. 윤 대통령이 올 때까지 '윤석열 어게인'만 외치자"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승복 못 하겠다. 우리의 대통령은 윤석열뿐"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통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 씨는 "정치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선언 아니겠냐"며 "윤석열을 중심으로 뭉치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 지하철 교대역 6번 출구 앞에 모인 지지자 200여명은 "우리의 영웅이 도착하면 목놓아 이름을 외치자"고 했다. 이내 윤 전 대통령의 도착 소식에 "우릴 봤어야지", "김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참가자가 "차량은 못 봤지만 대통령이 계실 아크로비스타 방향으로 함성을 발사하자"고 제안하자, 나머지는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으로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으로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들어간 후에도 지지자들은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해산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300여명은 서로 기념촬영을 하고 간이의자에 앉아 소회를 나눴다. 손피켓을 나팔 모양으로 말아쥐고 허공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반해 윤 전 대통령 반대 단체인 '정치한잔'은 서초동 OSB저축은행 건물 앞 인도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40여명은 '윤석열을 사형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피켓을 들고 "윤석열은 내란수괴", "내란정당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외쳤다.

휠체어에 앉아 지나가던 한 남성은 "아크로비스타에 내란범이 왔다"고 소리쳤다. 지나가던 50대 남성이 이들을 향해 "시끄럽다"고 항의하자 이들은 "윤석열 뽑았으면 몇 시간 정도는 참으라",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집회이니 나가달라"고 맞섰다.

경찰은 서초중앙로 아크로비스타 방향 인도 및 1개 차도를 바리케이드로 차단했다. 서초동 삼하빌딩 앞부터 서울중앙지법 동편 입구까지는 경찰버스 5대가 배치됐다. 아크로비스타 후문 및 서문 삼거리에도 경찰버스 6대를 세우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주말을 보낸 뒤 오는 14일 맞은편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형사재판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첫 공판기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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