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헌신한 60대 어머니…장기기증으로 생명 살리고 떠나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5.04.10 10:16 / 수정: 2025.04.10 10:16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허곡지(69) 씨는 지난 3월 8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간장을 기증해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허곡지(69) 씨는 지난 3월 8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간장을 기증해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1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허곡지(69) 씨는 대구에서 2남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허 씨는 조용하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누군가 어렵다고 하면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허 씨는 30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경제적 활동이 어려워지자 섬유공장과 자동차 부품공장, 요양보호사 등 가족을 위해 다양한 일을 했다. 등산을 좋아해 주말이면 친구들과 산에 자주 올랐고 퇴근 후에는 강아지와 산책을 즐기곤 했다.

그러나 허 씨는 지난 2월28일 사고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이대로 누워있다가 삶이 끝나기보다는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도 생각돼 기증을 결심했다.

결국 허 씨는 지난 3월8일 대구가톨릭병원에서 간장을 기증해 1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허 씨의 아들 장재웅 씨는 "엄마. 다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잘해주지 못했던 것이 미안해요. 아버지도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다 5년 전에 떠나셨는데 엄마마저 뇌사로 떠나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요"라며 "하늘나라에서 아버지와 함께 편히 잘 쉬세요. 살면서 못 했던 말인데 사랑해요. 엄마"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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