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만 통과하면 해볼만"…'대선주자' 오세훈, 중도확장력에 자신감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04.08 00:00 / 수정: 2025.04.08 00:00
오세훈 내주 출마 선언 가능성
여의도와 거리…참모진 부족 한계
명태균 리스크 대선 '난타전' 우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5대 동행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5대 동행'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오는 6월 조기 대선 정국에서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후보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력 대권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내주 출마 선언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 측근들은 물밑에서 전략과 조직 등을 다듬는 등 캠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내부에서는 경선을 통과한다면 중도 지지층이 두터운 오 시장에게 해볼 만한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명태균 리스크와 참모 부족이 한계로 꼽힌다.

7일 오 시장은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을 차례로 예방해 조언을 듣는 등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 오 시장은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치 상황을 정상적, 상식적으로 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라 생각한다"며 "올바른 나라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신선종 서울시 대변인은 "선관위 구성에 따라 일정이 나오면 그 일정에 맞춰 경선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탄핵된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 후보라는 점에서 오 시장에게 쉽지 않은 선거 싸움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주류 인사들이 앞서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지만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이 결정되면서 정권 교체 요구도 더 커졌다. 당장 여권 내 후보에서도 유의미한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경선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4~5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6일 발표한 결과 오 시장은 9%의 지지율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5%), 홍준표 대구시장(1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1%)로 뒤를 이었다(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4·7 재보궐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4·7 재보궐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남윤호 기자

하지만 시 내부에서는 오 시장의 중도 확장력을 두고 해볼 만한 선거라는 희망도 나온다. 경쟁 후보들에 비해 중도층 지지 폭이 넓다는 점에서 본선 후보가 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저조한 지지율을 딛고 역전극을 이뤄냈다. 경선에서 나경원 당시 후보를 제쳤고, 안철수 당시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월 2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이 저조하다는 질문에 대해 "보궐선거 초반에 3~4등이었다. 지지율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오 시장은 4선 서울시장 출신의 행정가 이미지를 앞세울 전망이다.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둔채 시정에 집중해 내놓은 오 시장표 성과들로 승부를 내보겠다는 전략이다.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 시정철학으로 안심소득, 신혼부부 미리내집, 서울런(Learn) 등 여러 복지정책을 추진 중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오 시장은 시정 전반에 대해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는 완벽주의 타입이라, 보고하러 갈 때 참모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라며 "보고 후에 돌아오는 질문도 예리해 여러 예상 질문들도 미리 숙지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오 시장 세력이 두텁지 못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정가에서는 귀공자 스타일인 오 시장이 당내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 시장의 국회의원 경력은 16대 국회 4년이 유일하다. 지난 2021년 재보궐선거 당시 강철원 전 부시장을 필두로 캠프가 꾸려졌을 당시에는 인력난을 겪기도 했다. 오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이기고 나니까 일할 사람들이 캠프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안철수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하니까 이제 정말 못보던 사람들까지 전부 캠프에 와 가지고 '자리를 달라'고 난리 치고 싸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에 따른 비판 여론이 들끓을 당시에도 참모진 부족 한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당시 오 시장 핵심 측근인 이종현 민생소통특보와 박형수 정책특보가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으나, 오 시장은 '수습이 우선'이라며 사실상 이를 반려했다.

오 시장의 '명태균 리스크'는 조기 대선 기간 내내 오 시장을 집요하게 따라다닐 전망이다. 검찰은 오 시장 후원자인 김 모 씨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조사 중으로, 지난달 20일 시장 집무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오 시장은 압수수색 후에 "어떤 경우에도 떳떳하고 투명하게 처신하겠다는 저 스스로에 대한 약속의 의미에서 수십년에 걸쳐 이용해왔던 휴대폰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갖고 있었고, 전부 검찰에 제출했다"고 했다. 시 내부에서도 명태균 리스크를 빨리 털기 위해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길 바라는 분위기다. 오 시장 측근 인사는 "이대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TV토론회 등에서 난타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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