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장기 시위에 골병 든 소상공인…불복 사태 노심초사
  • 송호영 기자
  • 입력: 2025.04.05 00:00 / 수정: 2025.04.05 00:00
헌재·광화문 인근 주민들 '전전긍긍'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 있다는 것 알아 달라"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나왔지만 헌재 인근 주민들은 선고 이후에도 폭력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했다. /장윤석 기자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나왔지만 헌재 인근 주민들은 선고 이후에도 폭력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부디 이곳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이 나왔지만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놨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집회와 시위는 이어질까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집회 1번지' 종로구 일대 주민과 상인, 직장인들은 당분간 일상 복귀는 요원할 전망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17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축하하는 승리 대회를 개최한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도 이날 오후 1시 광화문에서 국민저항운동을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에도 예고된 집회에 인근 주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보다 격화된 양상을 보이면서 장기화에 따른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1일부터 31일까지 헌재와 광화문 일대 소방 신고는 96건이었다. 이 중 시위대 간 폭행 및 다툼에 따른 신고는 17건에 달했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에도 예고된 집회에 인근 주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보다 격화된 양상을 보이면서 장기화에 따른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다빈 기자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에도 예고된 집회에 인근 주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시보다 격화된 양상을 보이면서 장기화에 따른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다빈 기자

헌재 인근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김모(42) 씨는 "박 전 대통령 때보다도 시위대가 격앙된 것 같다"며 "이번에는 선고 후에 어떻게 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인근 사진관에서 근무하는 하모(29) 씨도 "서부지법 폭동 사태도 일어났는데 헌재도 언제든 폭동과 분신 등 사태가 일어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사장님도 당분간 헌재 있는 쪽으로는 가지도 말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상인들은 매출 감소도 우려했다. 계엄이 시작된 지난해 12월3일 이후 탄핵 심판이 끝난 4월4일까지 122일간 이어진 집회로 광화문과 헌재 인근 북촌 등을 찾는 발길은 감소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계엄 이전인 지난해 11월 헌재가 위치한 종로구 가회동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중 SK텔레콤을 이용한 인원은 11만344명이었으나 올해 2월 7만6444명으로 줄었다.

상인들은 매출이 최소 30%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내국인의 신한카드 이용 내역을 기반으로 산출된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 월별 상권 현황 추이에 따르면 북촌 한옥마을 상권의 결제금액은 계엄 이전인 지난해 11월 약 28억7200만원에서 올해 2월 약 19억700만원으로 급감했다. 3월에는 다소 회복됐지만 이전에 미치지 못하는 약 22억300만원을 기록했다. 구매 건수도 지난해 11월 13만589건에서 올해 2월 8만9909건으로 줄었다.

헌재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조모 씨는 "석 달에 2000만원 가량을 손해 봤다"며 "선고가 끝나도 한두 달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한식당 점원은 "손님이 감소한 것을 퍼센트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차벽이 있어 손님들이 오다가도 돌아간다. 차벽부터 치워져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하 씨는 "이곳은 관광객도 많지만 일하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도 많다"며 "부디 이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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