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대규모 제적 피했지만…의대생들, '등록 후 수업 거부' 카드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04.01 18:00 / 수정: 2025.04.02 01:32
40곳 의대 중 39곳 대부분 복학신청에도…수업거부 움직임
'유급 사태' 우려 남지만…"이미 분위기 바뀌었다" 전망도
1일 대학가에 따르면 40개 의대 중 39개 의대 학생들이 2025학년도 1학기에 전원 등록 또는 복학 신청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의과대학. / 뉴시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40개 의대 중 39개 의대 학생들이 2025학년도 1학기에 전원 등록 또는 복학 신청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의과대학. / 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1년 넘게 이어지던 의과대학 학생들과 정부·대학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과대학 학생 대부분이 제적을 피하기 위해 등록을 마쳤지만 곳곳에서 '등록 후 수업거부'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각 대학의 실제 수업 참여율 등을 고려하면 의대교육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40개 의대 중 39개 의대 학생들이 2025학년도 1학기에 전원 등록 또는 복학 신청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등록 학생이 남은 곳은 인제대 의대로 4일 등록을 마감한다.

그러나 등록을 마감한 의대 일부에서 수강신청을 하지 않거나, 휴학을 다시 신청하는 방식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인하대 의대 신입생은 120명 중 절반 넘는 인원이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다. '전원 복귀' 의사를 밝혔던 울산대 의대생 상당수는 등록을 마친 지 이틀 만에 휴학신청을 했고, 대학 측은 이날 휴학계를 모두 반려했다. 충북대 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1·2과목 정도 수강신청을 했고 수업 참여율은 낮은 상황"이라며 "오는 2일 오후 11시 59분까지 수강 신청 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동아대 의대는 전날 홈페이지에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제적 대상이 되지는 않으나 현재 상당 수 학생들이 수강철회를 한 상태"라고 공지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생들은 "다수 학생들이 미등록 휴학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는 것에 동의하지 못했다"며 "등록 후 투쟁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세대 의대생들도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에 계속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들은 당장 제적은 피할 수 있지만 유급될 수 있다. 다수 의대는 학칙에 따라 출석 일수의 4분의 1 이상 수업을 듣지 않으면 F학점으로 처리하고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되기 때문이다. 만약 다수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에 동참할 경우 '대규모 유급'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본과 4학년을 수료해야 의사 국가고시 응시 자격이 충족되는 만큼 학년 진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의료인력 배출에도 차질이 생긴다.

다만 이미 복귀 분위기가 형성돼 유급을 불사한 강경 투쟁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한양대 보건학과 교수)는 "이미 등록이 이뤄진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명분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실익도 없다"며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의대생들도 개개인 생각은 다를 것"이라고 짚었다. 송 위원장은 "증원에 따른 정부의 후속조치가 미흡했던 건 사실"이라며 "정부와 각 대학은 이번엔 학생들의 모두 수업 참여, 일부만 수업 참여, 수업 불참 모든 경우의 수를 촘촘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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