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제적위기' 의대생 복귀 가시화…의협 "개인 선택 존중해야"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03.28 14:24 / 수정: 2025.03.28 14:24
"정부, 의대생과 대화 자리 마련하길"
제적 현실화 조치로는 "법률검토 중"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서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정부가 지금과 같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로 일관한다면 공멸의 길만 남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의대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이동하는 모습./뉴시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서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정부가 지금과 같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로 일관한다면 공멸의 길만 남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의대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이동하는 모습./뉴시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8일 일부 의과대학 학생들의 복귀 움직임에 대해 "학생 개개인의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를 향해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7일 의대생들에게 보낸 서신을 언급하며 의대생들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의협은 학생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결정이든 존중돼야 한다. 의협이 그들의 대정부 투쟁 방향성에 대해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서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정부는 진정한 의료 개혁을 위해 방향타를 잃은 의료 개혁 특위를 멈추고 제대로 된 의료 개혁을 의료계와 국회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이것이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날 서신에서 "정부와 학생 여러분 간 소통과 신뢰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안타깝게 느낀다"며 "정부는 총장·학장님들의 '학생 복귀를 전제로 2026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하겠다'는 건의를 받아들였고, 그 약속을 굳게 지킬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의협이 의대생 대규모 제적 사태 해결과 대책 마련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동안 투쟁 방향을 그들이 결정해 왔고 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 믿는다"며 "어느 쪽으로 의협이 이끌겠다는 의견을 낸다면 그들이 성인임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규모 제적이 현실화할 경우 의협 차원의 조치에 대해서는 "의협 법무팀과 법제이사를 통해 법률 검토 중"이라면서도 "학칙을 벗어나지 않는 휴학계를 제출했는데 휴학계가 승인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학생들에 대한 제적 압박은 합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의대생 단체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미등록 휴학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대생들의 '등록 거부' 단일대오엔 이미 균열이 난 상황이다. 고려대, 연세대 등 마감 기한이 지난 의대들이 미등록 제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다수 의대생들이 제적 위기에 놓이자, 복귀 기류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고려대 의대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복학 면담을 진행한 후 복학원을 제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31일 오전까지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원래 등록금 납부 마감일은 21일까지로 그 이후에 복학원을 제출하는 절차를 밟아야 등록이 완료되는 것"이라며 "등록금을 내지 않은 학생 중 복학 면담 후 복학원을 제출한 학생에 한해 주말 동안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모두 복학하면 고대 의대생 80% 이상이 학교로 돌아오게 된다.

대학가에 따르면 전날까지 등록 마감이었던 서울대 의대는 투표를 통해 '1학기 등록 후 투쟁'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신입생과 군 휴학자를 제외한 재학생 90%인 약 700명이 등록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등록을 마감했던 연세대도 이날 미등록자 제적 통보를 앞두고 '선 등록 후 휴학'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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