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6일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으로 교사들의 업무가 폭증해 교과수업 준비 등 교육활동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로, 3월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 1학년에 전면 적용됐다.
전교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전국 고등학교 현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며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출결 기재 방법 변경으로 바쁜 3월 초부터 불필요한 단순 행정업무가 폭증해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고교 교사 1736명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현장 실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97.6%가 '출결 처리 방법으로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답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고교학점제에 따라 학생의 과목별 출결 처리 권한은 담임이 아닌 과목담당교사에게 주어진다. 과목 출석률이 학점 이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과목담당교사가 출결처리를 마감하면 이후 담임교사가 일일·월별 출결처리를 마감하는 방식이다. 현 방식으로는 학생 출결 정보가 바뀔 경우 담임교사가 모든 과목담당교사에게 일일이 연락해 출결을 수정해야 해 업무가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과정 운영 중 54.8%의 학교에서 공강시간이 발생하고, 이 중 52.4% 이상은 주당 2시간 이상의 공강 시간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시간 프로그램 배치는 33.2%에 불과하고, 51.8%는 자율학습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사 87.0%는 정규 수업 시간이 아님에도 학생 지도 명분으로 교사를 배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67.9%는 공강 시간 학생 안전 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수업 시간은 줄었지만 무리하게 학교에서 공강 시간을 편성하고 학생 지도 책임이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학교 현장을 혼란으로 몰아넣고, 모든 책임을 학교로 돌리고 있는 교육부는 지금 당장 사과하고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정부 당국과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폐지를 포함해 고교학점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내달 2일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