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FACT] 아! 옛날이여?…대학가에 다시 부는 하숙 바람 (영상)
  • 이상빈, 김민지, 유영림 기자
  • 입력: 2025.03.23 00:00 / 수정: 2025.03.23 00:00

[더팩트|이상빈·김민지·유영림 기자] "고물가 때문에 힘들죠. 혼자 살면 월세와 식비 등을 위해 최소 150만 원 넘게 필요해요."(서울 신촌 대학가 'ㄱ' 하숙집 주인 A 씨)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만난 연세대학교 2학년생 B 씨는 하숙을 이용하는 배경에 관해 "처음에는 원룸 위주로 알아봤지만, 비용 문제가 커서 하숙집을 찾게 됐다"고 말합니다. 이곳에서 하숙집을 운영 중인 주인 A 씨는 "한 달에 최소 55만 원에서 최대 80만 원만 내면 주거와 식비 모두 해결된다"며 "하루 두 끼 식사도 주고 방값에 관리비도 포함"이라고 전합니다.

최근 신촌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숙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추억 속 하숙집이 대학가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숙 모바일 플랫폼 '맘스테이'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같은 흐름이 더욱 뚜렷해집니다. 올해 1~2월 하숙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습니다. <더팩트> 취재진이 방문한 'ㄱ' 하숙집의 올해 1학기 하숙 예약 문의는 지난해 2학기와 비교해 30%가량 늘었습니다.

하숙이 최근 대학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하숙집 사이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김민지 기자
하숙이 최근 대학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하숙집 사이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김민지 기자

이 지역에서 하숙집을 찾는 이들은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부터 고시생, 외국인까지 다양합니다. 최근 들어 가격이 오른 원룸 월세와 비교하면 더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에 식사까지 제공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주거 선택지로 떠오릅니다.

6개월 단위로 맺는 계약도 눈에 띕니다. 최근 하숙 수요가 늘면서 빈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ㄱ' 하숙집은 올해 여름 방학까지 예약이 차 있습니다. 원룸과 달리 보증금이 없다 보니 일부 하숙집의 경우 계약금을 받기도 합니다. 기본 6개월 계약에 계약금 30만 원을 받는 식입니다.

하숙집이 다시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추천도 자리합니다. 서울 2호선 신촌역에서 'ㄴ' 부동산을 운영 중인 중개인 C 씨는 "하숙집은 인터넷을 포함한 직거래로 계약하지 부동산에서 중개하지 않는다. 그런데 부모가 대학생 자녀와 함께 방문해 하숙집 매물을 묻는 경우가 많다. 보통 보증금을 포함한 월세 비용 등에 부담을 느낀 부모가 하숙집을 이용하는 게 어떻겠냐고 자녀에게 추천한다"고 말합니다.

하숙이 최근 대학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하숙집 사이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이상빈 기자
하숙이 최근 대학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한 하숙집 사이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이상빈 기자

대학생 B 씨가 새 거주지를 결정할 때도 식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모 의견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원룸보다 저렴한 비용에 식사까지 포함하므로 하숙집 선택은 B 씨와 부모 모두를 만족하게 했습니다.

B 씨는 "송도 기숙사를 떠나 신촌으로 오면서 혼자 지내야 했고 밥도 스스로 해결해야 해 걱정이 컸다"며 "하숙집에서는 밥을 제공해 주니 고민을 덜었다"고 계약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부동산 중개인 C 씨는 부모가 자녀에게 하숙집을 권장하는 이유와 관련해 "하숙집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올라왔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을 독립시키면서 이리저리 걱정이 많다"며 "단가로 보면 하숙집이 (원룸에 비해) 40만~45만 원가량 더 저렴하다. 가격도 경쟁력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니 원룸에서 혼자 지내게 하는 것보다 불안감이 덜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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