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전국 의대 "집단 휴학 불허"…강대강 대치 지속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03.19 16:01 / 수정: 2025.03.19 16:01
의총협 "21일까지 모든 휴학계 반려"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에 따르면 전국 의대 총장들은 19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의대생 휴학계를 승인하지 않고 오는 21일까지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뉴시스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에 따르면 전국 의대 총장들은 19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의대생 휴학계를 승인하지 않고 오는 21일까지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정부와 대학, 의과대학 학생들이 학교 복귀를 두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의대 모집인원 조정에도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이어가자 정부와 대학이 '학칙대로 유급 또는 제적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다. 의대들이 '학사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마감시한은 이르면 오는 21일, 대부분 3월 말까지다.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에 따르면 전국 의대 총장들은 19일 긴급 회의를 열고 '의대생 휴학계를 승인하지 않고 오는 21일까지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몇몇 의대들이 공식화한 '임신·출산, 질병, 군 휴학 등이 아닌 집단행동 휴학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모든 의대로 확산한 것이다. 오는 21일은 고려대·연세대·경북대 등이 학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마감 시한이기도 하다. 의총협 회장을 맡고 있는 양오봉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전북대 총장)은 "휴학계 즉시 반려, 모든 것은 학칙을 원칙대로 적용한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대부분의 의대는 학칙 상 수업 일수의 4분의 1 이상 빠지면 수업일수 미달로 F학점을 받고 유급된다.

교육부는 대량 유급·제적 사태 방지 뿐 아니라 24·25학번 학생들의 분리 교육을 위해서라도 학생들이 3월 말까지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국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3월 말까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별도의 조치 없이 일반적 학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기한"이라며 "분리 교육뿐 아니라 졸업 이후 의사고시라든가 수련 과정에서 정원 배정이나 선발 시험, 전문의 시험까지 일정 조정이 다 가능한 걸로 복지부와 협의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는 정부가 대학과 함께 학사 유연화나 대규모 휴학 승인 등 대규모 유급·제적을 막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작년과 사정이 달라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전날 각 의대 총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대규모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의대생 측 반응은 여전히 복귀에 회의적이다. 지금 학교로 돌아가도 제대로 된 의학 교육을 받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이선우 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라디오에서 "현재 나오고 있는 5.5년제는 사실상 완벽한 분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교육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원래 본과 3·4학년이 병원 실습을 진행해 예전 같으면 6000명 정도가 실습한다"며 "분리교육으로 24학번이 5.5년제를 채택하게 되면 올해부터 수업을 듣는다고 가정할 때 2029년도 8월에는 3개 학년, 약 1만500명이 같이 실습을 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의 '엄격한 학칙 적용' 방침에 대해서는 "대학들은 휴학 허가가 재량 행위로 돼 있기 때문에 휴학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얘기하지만 통상 휴학원은 제출하면 수리가 원칙"이라며 "학칙 상 적법한 휴학계 제출은 인정해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수업 복귀를 두고 정부와 대학, 의대생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이번주 후반이 의대생들의 향후 움직임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복귀하는 학생들이 다수 생기면 타 대학 의대생들의 복귀 결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생들의 주요한 요구인 '부실 의대교육 우려 해소'도 관건이다. 김 국장은 "정부가 학생들에게 여태 신뢰를 못 줬다는 점에서는 안타깝고 아쉽지만 정말 이번에 돌아오지 않으면 의대 교육이 어렵다"며 "학생들은 앞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될 공적인 책무도 있으니 돌아와 꼭 교육을 받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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