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한 달 만에 재지정 언급…서울시 불끄기에도 '강남불패'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03.18 00:00 / 수정: 2025.03.18 00:00
투기 단속 현장점검반 가동에도
강남 아파트값 7년 만에 최대 상승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내 14곳의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해제됐다. 지난 2월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뉴시스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내 14곳의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서 해제됐다. 지난 2월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뉴시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가열되면서, 서울시가 현장점검반을 투입하는 등 불끄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이 다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토허제를 재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일부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 투기·교란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한 현장점검반을 가동하고 있다. 일 단위로 거래 및 가격 동향을 파악하고, 이상 거래 등을 예의주시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3구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우상향해 왔다. (토허제 해제 후) 실거주 의무가 없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난 건 맞다"라며 "매매가가 너무 높거나, 계약을 취소하거나 등의 의심 거래를 확인하면서 부동산 동향을 파악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시는 불법행위 적발 시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상승세에 시는 주택 공급으로 시장 안정화를 유도하겠다는 안도 내놨다. 내년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7만1000가구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서울 시내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7000가구로, 이 중 30%(1만4000가구)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가 속한 동남권 공급 물량이다.

다만 내년 입주 물량은 2만 4462가구에 불과해 전세 및 매매가 상승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10년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의 연평균 수준을 밑도는 수치다. 시는 "올해 11월(8593가구)과 12월(5213가구)에 대단지 입주가 집중돼 있다"며 "통상 2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입주 시작 이후 6개월까지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쳐 내년 상반기까지도 전·월세 시장에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우(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환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8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박상우(왼쪽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환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8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임영무 기자

실제로 지난달 13일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부동산원의 ‘3월 둘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7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은 지난달 30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59㎡ 역시 24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갱신했고, 전용 124㎡의 경우도 39억 8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용면적 93㎡도 지난달 45억 원에 거래 성사됐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84㎡의 경우는 이미 평당 1억을 훨씬 넘어갔고, 최소 5%에서 많게는 15%정도 올라간 가격으로 매매가 되고 있다"라며 "금리가 하반기에 더 떨어지게 되면 매수 심리를 더 자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토허제 발표가 결국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를 앞둔 시점에서 시가 규제완화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토허제 해제는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았다"라며 "타오른는 불에다 휘발유를 부은 격으로, 시장 내에 불안한 심리가 가득한데 결국 자극한 꼴"이라고 했다. 권대중 서강대학교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은행 대출 규제 완화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던 상황이었는데, 토허제 해제가 결국 기름을 부었다"라며 "강남 등 지역별로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서울시 측은 부동산 가격이 다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토허제를 재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눌렀던 스프링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처음에는 약간의 가격 상승이 예상됐다"면서도 "집값 상승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과도하면 다시 규제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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