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는 12일 광화문광장 6·25 '감사의 정원'에 설치할 석재 조형물 설치에 대비한 실무진 회의를 연다. 당초 시는 22개국 참전국으로부터 채굴된 석재를 얻어 광장 내에 5.7∼7m 높이의 22개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석재 조달과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달 오 시장은 6·25 감사의 정원 조성을 놓고 주한 외교사절 설명회를 열어 조성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주한 외교 사절들은 석재 크기에 따른 기증 어려움, 사업 추진 일정의 촉박함, 각국별 행정 절차 시간 소요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확답을 받은 나라는 없는 상태로 실무자 회의를 해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라며 "행정 절차상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한다면, 이후에라도 받아서 설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달 28일 6·25 전쟁 참전국 22개국에 서한을 통해 감사의 정원 기념석 기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서한에서 "사업 추진 일정이 매우 촉박해 다시 한번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한다"라며 "대사관 실무진이 관련한 내용을 잘 확인하고 서울시 실무부서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대사님의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한다"고 말했다.
석재 조달 우려는 이전부터 계속됐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지난달 3일 석재 조달 방안과 관련해 "9월까지 완공 예정인데 22개국에서 석재가 들어올 수 있을지 우려할 수 있지만 충분히 가능하다"며 "일부 석재를 쓰는 방법도 기술적으로 가능할 것 같고, 기증하기 어려운 형편의 나라는 우리가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대안으로 표지석, 판석 등을 참전국으로부터 확보해 가공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석재 크기에 따른 국가별 부담이 큰 만큼, 작은 석재라도 받아 가공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돌을 2m씩 자른 통석을 가공해 철골 위에다 올릴 예정으로, 표지석 등 조그만한 석재라도 받는 안을 고려 중"이라며 "건물에 붙이는 두께 0.3m 정도 두께의 판석이라도 붙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만일 석재 확보에 실패한다면 동의를 받아 자재를 직접 구매해 설치하는 안도 있다.
시는 지난달 3일 6·25 전쟁 당시 한국을 도와준 우방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담아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형물은 참전국을 상징하는 22개 검은 화강암 돌보와 보 사이의 유리 브릿지 등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캠브리안 블랙 석재의 물성은 국가 간 단단한 유대감을 상징한다. 조형물은 광장과 어우러지게끔 남북 방향으로 좁게 배치된다. 희생을 기리는 차분한 분위기의 감사의 공간이 조성될 예정으로, 밤에는 다양한 빛을 활용한 연출도 가능하다.
오 시장은 "당시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