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인지·조성은 기자]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석방 결정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는 또다시 찬반 목소리가 엇갈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면서 환호한 반면, 대학생들은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 중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법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에 한남동으로 이동했다.
오후 3시께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 3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지키자 자유대한민국',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윤석열 즉각 석방'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오후 3시30분께 지지자들은 200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볼보빌딩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 사회자가 "즉시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석방해야 한다"고 말하자 박수를 치고 고성을 질렀다.
이들은 "우리가 이겼다"면서 환호하고 웃으며 서로 악수를 나눴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했으며, 관저로 향하는 도로에 설치된 경찰 바리케이드를 흔들며 항의하는 이들도 보였다.
오후 5시께 500여명의 지지자들은 자리에 앉아 집회를 이어갔다. 사회자는 "조금 뒤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올 것이다", "대통령이 석방되면 이곳으로 올 테니 함께 맞이하자", "자유대한민국 만세"라고 했다.
김모(30) 씨는 "전 목사를 따르고 있는데 헌재에 있다가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을 듣고 바로 왔다"며 "할렐루야다"라고 말했다. 한 50대 여성은 "나라가 북한에 넘어가면 미래가 없다"며 "빨갱이들"이라고 소리쳤다.
이날 관저 인근에서는 탄핵에 찬성하는 대학생들의 집회도 개최됐다. 윤석열아웃(OUT)청년학생공동행동과 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등 소속 50여명은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결정을 규탄하고 검찰의 항고를 요구했다.
이들은 "내란공범 중앙지법 규탄한다",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긴급체포', '내란범 윤석열' 등의 손팻말도 들었다.
서울대 재학생 전창범 씨는 "법원이 내란수괴 윤석열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니 아직도 믿을 수 없다"며 "윤석열은 모든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내란을 일으킨 자로, 지금도 지지층을 선동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기회만 된다면 2차, 3차 계엄을 일으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국대 신입생 박재현 씨는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내란수괴 윤석열의 구속 상태 유지에 총력을 다하고, 헌법재판소는 빠른 시일 내 탄핵 인용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지 시국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학생들은 비상계엄 이후 고려대와 숙명여대, 한국외대 등에서 시국선언을 열고 있다"며 "수많은 토요일들을 반납하며 외쳐왔던 윤석열 파면을 끝까지 외치겠다"고 강조했다.
곳곳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학생들을 향해 욕설과 비난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빨갱이래요 빨갱이래요", "중국 놈들아", "북으로 가라", "너희 부모들은 이러는 것 아냐. 부모들이 불쌍하다"고 조롱했다. 다만 경찰 제지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관저 인근에 배치한 경력을 기존 8개 부대에서 18개 부대로 증원해 시위에 대응했다. 관저 앞 도로를 비롯해 볼보빌딩과 한남초등학교 인근에는 바리케이드, 경찰버스 등을 설치해 시위대의 진입을 통제했다.
이날 광화문에서도 탄핵 찬성과 반대 양측의 집회가 맞섰다. 대통령국민변호인단은 오후 6시30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필리버스터 집회'를 열었다. 이에 반해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오후 7시30분 경복궁역 4번 출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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